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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한 방울로 유전 질환 진단하는 시대 열린다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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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 방울로 희귀 유전 질환 50여개를 알아낼 수 있는 검사 방법이 개발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DNA 스캔 한 번으로 50여 종의 유전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호주, 영국, 이스라엘의 18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기존 DNA 검사가 유전 질환을 판별할 때 가지는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DNA 검사는 유전 질환을 찾기 위해서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렸다. 또 의사가 환자의 가족력이나 증상에 따라 어떤 유전자를 검사해야 할지  정해야 해서 음성이 뜬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이 새로운 검사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사용한 기술은 나노포어(Nanopore)다. 나노포어는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구멍을 뜻하는데 이 나노포어가 가득한 얇은 막에 분자를 통과시키면서 전기를 보내면 분자의 종류에 따라 전기신호가 달라진다. DNA나 RNA를 구성하는 염기 4종류 역시 마찬가지다. 아데닌(A), 시토신(C), 구아닌(G), 티민(T)도 나노포어를 통과하면서 일으키는 전기신호 변화를 통해 염기서열을 파악할 수 있다.

나노포어 기술을 활용하면 혈액에서 추출한 DNA 샘플로 비정상 유전자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헌팅턴병 ▲취약X증후군 ▲조기 발병 소뇌성운동실조 ▲근긴장성이영양증 ▲소아대뇌전증 등 50개 가량의 희귀 유전 질환을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임상시험을 거쳐 빠르면 2년, 늦어도 5년 내에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의 저자 호주 가번 의학연구소 이라 데브슨 박사는 “희귀한 유전 질환은 유전자에서 비정상적인 DNA 염기서열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쉽지 않다”며 “우리의 기술은 희귀성 유전 질환을 쉽게 발견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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