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고도비만, 만성질환 등 합병증 다양… 수술 후에도 식사·운동 병행 관리해야"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4/06 09:06
전문의에게 묻다_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코로나19 이후 비만 유병률이 급격하게 늘었다. 남성의 경우 두 명 중 한 명(48.0%)이 비만일 정도다(보건복지부 자료). 이대로라면 10년도 채 안 돼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이 고도비만 환자일 거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고도비만은 당뇨부터 암까지 각종 질환을 동반하기에, 전망이 현실이 되면 개인 건강권 측면에서는 물론 사회 경제학적 측면에서도 큰일이다. 고도비만의 의학적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고혜진 교수(대한비만학회 학술위원회 위원)를 만났다.
―고도비만이란?
"체질량 지수(BMI·㎏/㎡) 25 이상을 비만이라고 정의한다. 25 이상은 1단계 비만, 30 이상은 2단계 비만, 35 이상은 3단계 비만으로 구분된다. 고도비만(병적비만)은 대한비만학회의 기준에 따르면 3단계 비만 이상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임상에서는 2단계 비만부터도 고도비만에 이르는 수준으로 판단한다."
―고도비만은 치료가 필요한가?
"고도비만은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의학적 진료가 동반돼야 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며, 이 합병증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성 질환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만으로 인한 대표적 합병증은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고혈압, 호르몬 질환, 정신 질환, 폐 질환, 위장관질환 등 매우 많다. 고도비만은 암의 위험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효과가 없나?
"수술 치료와 비교해 떨어진다. 대부분 환자는 약물치료로 10% 선의 체중 감량에 도달하지만, 충분한 체중 감량을 달성하는 비율은 수술 치료보다 낮다. 국내에서는 체질량 지수 35 이상의 고도비만 환자, 혹은 체질량 지수 30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가 비수술적 치료를 통한 체중 감량에 실패했을 때 보험 급여가 인정된다. 체질량 지수 27.5 이상이면서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도 포함된다. 수술적 치료 전에는 의료진과 수술적 치료의 장단점에 대해 논의하고, 수술이 가능한 컨디션인지, 수술의 금기에 해당하는 경우는 아닌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유전 질환에 의한 비만 환자 ▲조절되지 않는 심혈관 질환 환자 ▲최근 스텐트 삽입술을 진행한 환자 ▲정신 질환 조절이 잘 안 되는 환자 ▲성장이 끝나지 않은 소아 환자는 수술을 권장하지 않는다. 수술 전 필요한 검사로 모든 사항이 확인된 후 숙련된 전문의에게 수술적 치료를 의뢰해야 한다."
―고도비만 치료 예후는 어떤가?
"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평생 지속하면 좋겠지만, 비만 치료는 장기전이다. 수술적 치료를 진행한다면 1년에 걸쳐 체중의 약 30%가 감량된다. 그 이후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 수술 후에도 주기적인 진료를 통해 식사, 운동, 행동요법을 병행 관리해야 한다.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합병증이 악화했다면 치료를 재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