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잘.비.바] 체중 조절에 도움 되는 지방 있다? 코코넛 오일의 허와 실
대한비만학회 임상영양위원회 김지연 임상영양사(은평성모병원)
입력 2022/03/24 07:45
[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11편
최근 영양팀에 전화하여 살이 빠지는 커피라는 방탄커피에 대한 효과를 물어보는 사람이 많다. ‘총알도 막을 만큼 강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름이 붙여진 방탄커피는 일반적인 블랙 커피에 버터와 코코넛 오일을 넣어 탄수화물은 적고, 지방과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료이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가 많은 관심을 받던 즈음 방탄커피가 소개되어, 이제는 방탄커피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상업 제품으로도 많이 판매하고 있다. 방탄커피 속에 숨겨진 성분인 코코넛 오일의 체중 감소 효과에 대한 허와 실을 알아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옥수수유나 카놀라유 등 대부분의 식물성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인 반면, 코코넛오일은 실온에서 고형을 유지하는 포화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물성 포화지방의 구성성분과는 차이가 있어 Lauric acid(C12:0) 라는 탄소 수가 12개인 비교적 짧은 중쇄지방산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있다.
지방산의 탄소 수와 그 특성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지방산은 탄소 개수에 따라 단쇄, 중쇄, 장쇄로 구분할 수 있는데, 탄소 개수에 따라 대사속도와 역할이 다르고 에너지 발생 양도 다르다. 탄소 수가 적을수록 소화ᆞ흡수, 체내 대사와 이용이 빠르며 지방 조직에 축적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식사로 섭취하는 대부분의 식물성, 동물성 지방은 장쇄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소화와 흡수, 대사 이용이 느린 반면, 탄소 수가 적은 중쇄지방산은 물에 녹아 우리 몸에서 흡수가 빠르고 보다 쉽게 대사되어 이용된다.
중쇄지방산은 체내 흡수되는 경로가 달라 간문맥을 통해 혈액으로 이동 및 흡수되어 보다 쉽게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며 포만감을 준다. 다른 지방에 비해 흡수 속도는 빠르고 에너지를 덜 발생시키며, 쉽게 사용되고 포만감을 준다면, 중쇄지방산의 섭취로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중쇄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코코넛 오일과 체중감량에 대한 많은 연구가 시도되었지만, 아쉽게도 코코넛 오일의 섭취가 포만감을 확실하게 증가시키지는 못했으며, 에너지 대사에 의한 소비 효과에 대해서도 밝혀진 바가 없다. 따라서 코코넛 오일의 섭취로 체중 감량을 기대하는 것은 아직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효과가 명확치 않은 상태에서 일상 식사에 코코넛오일을 추가하여 먹으면 오히려 섭취 칼로리가 높아져 체중 증가가 우려되며, 코코넛 오일에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몸에서 합성되지 않아 식품으로 반드시 먹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 결여되어 있으므로, 다른 식물성 기름을 대체하여 사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애플다이어트, 보이차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등 체중 조절을 위한 다양한 식품과 방법이 유행하고 있다. 아마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대부분 오랫동안 관심을 받지못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계속 대체되고 있다.
성공적인 체중 감량과 조절을 위해서는 필수 영양소가 결여되지 않은 식단을 구성하고, 나의 생활양식에 맞추어 꾸준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한다. 또 오랜 기간 준수해도 건강관리에 해가 없는 안전성이 확보된 것이어야 한다. 코코넛 오일의 체중 감소 효과는 이직까지 이론에 불과하며, 일상식단에 추가, 또는 식물성 기름을 대체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