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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 안심해도 될까… 재감염 위험성은?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덴마크, 오미크론 180만 건 중 187건 재감염
가능성 크진 않지만, 새로운 변이 나오면 재감염 늘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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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재감염 우려 또한 높아지는 분위기다./사진=연합뉴스DB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재감염에 대한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슈퍼 면역’을 갖게 된다고 여겨졌으나, 오미크론 변이 발생 후로는 재감염 사례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진 후 크고 작은 증상을 경험한 확진자들은 혹시 모를 재감염 가능성을 더욱 우려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재감염 가능성이 낮고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았으나,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인한 재감염 위험까지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 11월까지 142명 재감염… 영국은 오미크론 발생 후 10배 증가
현재 국내에서는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최초 확진일 90일 이후 PCR 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된 경우 ▲최초 확진일 이후 45~89일 사이 PCR 검사결과 양성이면서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 노출력(또는 해외여행력)이 있는 경우 코로나19 재감염으로 정의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지난해 11월 30일까지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재감염자 수는 총 142명이다. 당시 전체 확진자(44만7230명) 기준으로는 0.031%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이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전에 집계된 것으로,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현재는 이보다 많은 재감염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을 일으키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기존 변이보다 2배 이상 많아 면역 회피 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발생 후 전체 코로나19 확진자 중 재감염 확진자 비율이 1%(11월 중순 이전)에서 10%(11월 중순~2월 중순)로 10배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영국 보건안전청).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해외연구들을 보면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들이 델타 변이에 대해서는 90% 정도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효과가 50% 수준에 불과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오미크론 확산 이전)확진자 수가 비교적 적어 지금까지 재감염 비율이 낮았지만, 분명 재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확진자 180만명 중 오미크론 2회 감염 67명… 덴마크 연구결과
최근에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BA.1)보다 전파력이 강한 ‘BA.2’가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재감염에 대한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BA.2는 오미크론의 하위 계통 바이러스로, 발생 초기 일부 국가에서 PCR검사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서 ‘스텔스 오미크론’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국내 BA.2 점유율은 3월 둘째 주 기준 26.3%로, 계속해서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이 또 다시 BA.2에 감염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는 이제 막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에 다다른 만큼, 아직까지 재감염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다. 대신 이미 정점을 지나 내려간 두 달 전부터 BA.2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덴마크의 사례를 참고해볼 수는 있다.

앞서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SSI)는 지난해 11월 22일부터 올해 2월 11일까지 약 180만건의 감염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180만 건 중 총 187건의 재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이 중 한 사람이 20~60일 간격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두 번 감염된 사례는 총 67건이었으며, 47명은 BA.1(오미크론)에 감염된 후 다시 BA.2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감염자는 대부분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젊은 사람이었으며,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증상을 겪었다. 연구결과만 놓고 본다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람이 재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고 증상 또한 경미하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 “안심할 때 아냐… 새로운 변이 나오면 재감염 늘 수도” 경고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연구결과만으로 향후에도 재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단정 지어선 안 된다고 설명한다. 앞으로 BA.2보다 회피 능력이 강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재감염 시 증상에 대해서는 한 차례 감염으로 면역이 생긴 만큼 경증 또는 무증상으로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을 모은다.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그동안 평균 6개월 단위로 알파, 델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했다. 이 말은 오는 5~6월에도 새로운 변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라며 “드물지만 이미 해외에서 BA.2 재감염 사례가 있고, 새로운 변이가 발생한다면 또 다시 감염될 위험이 있는 만큼 경각심을 낮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미크론보다 회피 능력이 강한 새로운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나타날 경우 지금보다 재감염이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변이 바이러스 발생과 함께 감염·재감염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치료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교수는 “지금은 예방보다 치료에 초점을 맞춰 사망자를 줄여야 하는 시기”라며 “재감염을 계속해서 예방하기는 어려우므로, 치료제를 구비하고 독감처럼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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