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고혈압·이상지질혈증이 치매로… '악순환 고리' 끊으려면?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高혈압·高콜레스테롤, 혈관 악영향 미쳐 치매까지 유발
유병기간 길수록 위험, 젊은 환자 철저한 혈관 관리 필수
정상 혈압 유지… 나쁜 LDL 낮추고, 청소부 HDL은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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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높은 혈압과 콜레스테롤은 혈관을 좁아지고 막히게 해서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꼽힌다. 그런데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젊은 나이부터 혈압이 높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이었다면 향후 뇌의 부피가 줄어드는 등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치매는 고령화 시대에 재앙이다. 젊을 때부터 혈압과 콜레스테롤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최근 이런 경고를 담은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35~44세 고혈압 진단, 치매 위험 61% 더 높아

30~40대 젊은 고혈압 환자는 치매를 주의해야 한다. 향후 뇌의 부피가 크게 줄고 치매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


호주 멜버른 대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약 50만명의 건강 정보를 통해 고혈압과 치매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중년 이전에 고혈압을 진단받을 경우 뇌의 부피가 크게 줄어들고 고혈압이 없는 정상인에 비해 치매 발생 위험이 61%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들과 정상 혈압인 사람 각각 1만1399명의 뇌 MRI 자료를 토대로 처음 고혈압을 진단받은 연령에 따라 5개의 그룹(35세 미만, 35~44세, 45~54세, 55~64세, 65세 이상)으로 나눠 뇌의 용적을 확인했다. 그 결과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의 뇌 용적은 정상 혈압을 가진 같은 연령대에 비해 더 적었으며, 35세 미만에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람들의 뇌 용적이 가장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고혈압이 지속되면 뇌 세포가 지속적으로 손상을 받고, 뇌 부피가 감소하면서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고혈압 환자와 대조군 12만4053명을 각각 11.9년간 추적한 결과 35~44세 고혈압을 진단받은 사람들은 대조군 대비 치매 발병 위험이 61% 더 높았으며, 45~54세 진단 환자군은 19%, 55~64세는 17%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인지기능을 유지하고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혈압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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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LDL 콜레스테롤, 치매 위험 인자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은 치매의 위험 인자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혈관이 좁아지면서 뇌혈관에도 영향,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진다. 영국의 임상연구 데이터링크에 등록된 40세 이상 약 180만명을 대상으로 20년 동안 콜레스테롤 수치와 치매 발병 위험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39㎎/㎗ 증가할 때마다 치매 발병률은 1.05배씩 증가했다. 특히, 비교적 젊은 연령일 경우에서 이러한 상관관계가 더욱 강하게 확인됐다. 또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 위험은 커졌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나눠 측정한 결과, 가장 낮은 그룹(100㎎/㎗ 미만)에 비해 가장 높은 그룹(190㎎/㎗ 이상)의 치매 발생률은 59% 더 높았다. 연구팀은 중년기(40~64세)의 LDL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의 경우 10년 이후에는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치매 예방, 혈관 관리에 달렸다


치매 예방은 결국 '혈관 관리'에 달렸다. 혈관 관리는 건강한 식생활, 금연, 운동 같은 생활습관과 함께, 적절한 혈압·콜레스테롤·혈당에 달렸다. 미국심장협회에서 제시한 혈관 건강 점수는 ▲금연 ▲운동 ▲건강한 식생활 ▲체중 조절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 등의 항목을 점수화한 것이다. 이들을 종합한 점수가 높을수록 혈관이 건강한 것으로 평가한다. 독일과 영국, 미국 공동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약 23만명의 자료를 토대로 혈관 건강 점수에 따라 가장 건강한 그룹(6점)부터 가장 건강하지 않은 그룹(0점)까지 모두 6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9년동안 이들의 치매 발병률을 확인했다. 대상자는 40~69세의 치매를 진단받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 결과, 혈관 건강 점수가 1점씩 높아질수록 치매 발병 위험은 7%씩 줄어들었으며, 0~1점인 사람들에 비해 2~3점인 사람들의 치매 위험은 27% 감소, 4~6점인 사람들은 치매 위험이 33% 더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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