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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소변 문제… '여성 질환' 의심해야 할까?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1/02 18:00
소변이 새는 등 '문제'가 있어도 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많지 않다. '민감한' 증상이고,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소변 문제를 '배뇨장애'라고 하는데, 여성은 출산과 노화가 배뇨장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출산에 의해 골반근육과 인대가 이완되고, 방광·요도가 아래로 처지면서 각종 소변 문제가 생긴다. 소변 문제별로 의심해야 하는 여성 질환을 알아보자.
◇소변이 샌다면
복압성 요실금을 의심하자. 정상적인 방광과 요도는 골반근육에 의해 지탱된다. 배에 압력이 가해져도 요실금이 없다. 그러나 출산에 의해 골반의 근육까지 약해지면 방광·요도가 아래로 처진다. 이로 인해 복압성 요실금이 생긴다. 이밖에도 폐경, 비만, 골반 부위 수술을 한 경우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땐 '케겔(Kegel) 운동'으로 알려진 골반저근 강화 훈련이 도움이 된다. 치료 약은 없으며, 증상이 심하면 인체에 무해한 테이프를 삽입해 요도·방광을 들어올리고 고정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소변을 참을 수 없다면
과민성방광을 의심하자. 건강한 성인은 방광에 300~500mL의 소변을 저장한다. 원래는 방광에 소변이 거의 다 차야 배뇨 신경 스위치가 켜지고 방광이 수축하지만, 신경 기능이 떨어지면 방광이 제멋대로 수축한다. 그래서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참을 수 없어 지리기도 한다. 과민성방광은 여성에게 더 흔하다. 과민성방광 환자는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이 연습을 하면 방광의 용적이 넓어지고 소변을 참는 힘이 생긴다. 소변 참는 연습과 함께, 부교감신경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콜린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방광의 민감도가 감소한다.
◇소변 볼 때 아프다면
세균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여성은 세균 감염에 의한 배뇨장애가 흔하다. 남성보다 요도의 길이가 짧고 항문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요도를 통해 세균이 방광에 침입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세균성 방광염의 원인균을 살펴보면 80% 이상이 대장균이다. 나머지 포도상구균·간균 감염의 경우 성교 과정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의 경우 세균이 많은 항문과 세균이 잘 자라는 질 입구가 요도와 가까워 감염이 잦다. 대소변을 본 뒤 뒤에서 앞으로 닦는 습관이 있다면 더 쉽게 감염될 수 있다. 항생제 치료로 세균을 없애면 증상도 사라진다.
한편, 소변에 문제가 있어도 상당수가 병원을 찾지 않는다. 배뇨장애의 한 종류인 요실금이 있을 때 의학적인 치료를 받기보다, 대부분이 "위생관리에 힘쓴다"거나 "기저귀를 착용한다"고 답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있다. 배뇨장애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지고, 치료를 시작해도 효과가 떨어진다. 배뇨 증상으로 불편을 느낀다면 한번쯤은 병원에 가서 정확한 원인 질환을 감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