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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약 대체할 ‘모다모다 샴푸’? '핫'한 이면엔…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따져봤다] 모다모다 샴푸, 써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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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만 해도 새치가 짙어진다는 모다모다 샴푸.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여러 부작용, 유해 성분, 광고 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사진=모다모다 샴푸 홈페이지 캡쳐

샴푸질만 해도 흰머리가 짙은 색으로 물든다는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모다모다 샴푸)의 인기가 엄청나다. 지난 8월에 출시해 약 4개월 만에 국내외에서 340억원에 버금가는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기존에 없던 기술이 들어간 염색약 아닌 염모 제품인 데다, 흥행에도 성공했다 보니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손톱 변색, 급성 탈모 등을 호소하는 소비자, 안정성이 의심되는 성분이 포함됐다고 주장하는 전문가, 광고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까지 말 그대로 혼전이다. 이럴수록 소비자만 헷갈린다. 그래서 써도 되는 걸까?

◇쟁점1. 핫한 이유는?
피부과 전문의들까지도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전문의들이 사용하는 내부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인 체험 후기가 올라올 정도다”라며 “장기적으로 추적했을 때 큰 부작용이 나오지 않는다면 새치 해결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모다모다 샴푸가 기존 염색약과는 전혀 다른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모다모다 샴푸에 적용된 기술의 과학적 논리는 꽤 탄탄하다. 깎은 사과를 공기 중에 두면 갈색으로 변하는 ‘갈변 현상’을 이용했다. 사과 속에는 페놀성 화합물과 이 성분을 산소와 결합시키는(산화) 효소인 폴리페놀 옥시다이즈(polyphenol oxidase, PPO)가 들어있다. 페놀성 화합물은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고리 모양의 분자에 하이드록시기(-OH)가 붙은 것으로, 과일, 채소, 곡물 등 다양한 식물에서 발견되는 화합물이다. 페놀성 화합물은 산화되면 갈색으로 변한다. 모다모다 샴푸는 기존 샴푸에 폴리페놀 성분을 집어넣고, 용기 속에 밀폐해 산소와 만나지 못하도록 했다. 머리를 감을 때 이 성분들이 산소와 만나 산화하게 되는데, 이때 폴리페놀 성분은 머리카락 표면에 붙어 갈변한다. 이 상품은 카이스트 화학과 이해신 교수가 개발했다.


유해한 염색약 성분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염색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가 예민하거나, 항암 치료를 하는 소비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만 확실하게 보장된다면 말이다. 문제는 벌써 두피가 가렵다, 손톱이 변색했다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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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모다 샴푸는 사과가 갈변되는 원리를 이용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쟁점2. 알레르기 유발 성분 들었다?
논란의 중심에는 ‘1,2,4-트라이하이드록시 벤젠(1,2,4-Trihydroxy benzene, 1,2,4-THB)’이 있다. 분당서울대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1,2,4-THB는 유럽 소비자안전과학위원회(Sientific Committee on Consumer Safety, SCCS)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자극성 접촉 피부염을 약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유발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알레르기성 질환은 한번 노출로 나타나지 않고 여러 번 항원에 노출되면 면역 반응이 생겨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물질은 유럽에서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금지 제품이다. 한국, 일본, 미국에서는 금지 품목이 아니다. 각 국의 제도는 위해성이 크게 강하지 않다면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결정된다.

이 성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모다모다에서 공식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서 모다모다는 “이 성분은 산소의 접촉으로 분자 구조가 무너져 원래 구조가 사라지는 특성이 있어서 물과 만나 무해한 성분으로 변화되어 환경워킹그룹(EWG) 1등급 그린 성분으로 분류되어 있다”고 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설명이다. 성분에 대한 설명은 일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1,2,4-THB는 매우 불안정한 분자라 산소에 노출되면 깨져버린다”며 “깨지기 전에는 반응성이 커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한번 깨지면 독성을 나타낼 수 없다”고 말했다. EWG 등급에 대한 설명은 잘못 됐다. 현재 이 성분은 EWG 3등급으로 조정됐다. EWG 등급은 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EWG가 화장품 성분의 안전성에 대해 평가한 뒤 매긴 등급이다. 1~2는 낮은 위험도를 나타내는 그린 등급이고, 3~6은 보통 위험도로 옐로 등급이다. 다만, 이 등급 자체가 신뢰성이 별로 높지 않다.

핵심은 함유량이다. 이덕환 교수는 “함유량이 많다면 깨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체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모다모다 측에서는 정확한 함량을 밝히진 않았지만, 적게 들어갔으며 들어가지 않은 후속 상품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모다모다 샴푸는 국제 접촉피부염 연구회(ICDRG)에서 두피 안정성, 피부 안정성, 피부첩보테스트 무자극 판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양이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고, 단기간 반응만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쓰지 않는 편이 낫겠다.

◇쟁점3. 손톱이 변색된다?
손톱 변색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소비자 불만이다. 폴리페놀은 반응성이 큰 생리활성물질로 단백질뿐 아니라 여러 물질에 잘 붙는다. 특히 헤어 제품인 만큼 머리카락 상피 구조를 형성하는 단백질인 케라틴에 접촉이 잘되도록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서동혜 원장은 “머리카락 외에 케라틴이 있는 손톱, 손끝 피부 등에 착색이 나타날 수 있다”며 “죽은 세포가 탈락하면서 없어지거나, 손톱을 깎으면 되는 일시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헤나 염색처럼 색소 침착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천연 염색약 헤나는 오래 사용하면서 피부착색을 일으켜 릴 흑피증, 색소성접촉피부염 등의 유발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훈 교수는 “아직 장기적으로 살펴본 연구가 없기 때문에 예측 불가다”라며 “피부 변화가 오래가거나 습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의를 찾아가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쟁점4. 염모 효과가 없다?
생각보다 효과가 크지 않다는 소비자도 많다. 이는 샴푸이기 때문에 생기는 한계다. 오랜 시간 산화 반응을 하도록 두면 갈변이 더 잘 될테지만, 금세 씻어내기 때문에 그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오래 방치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두피에 자극되는 성분이 그만큼 오래 머리에 남게 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샴푸에 들어가는 계면활성제도 두피를 자극한다. 매일 반복해서 사용하다보면 점점 효과가 더 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리트먼트 등 세정 작용이 강한 제품은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폴리페놀 화합물이 머리카락에 붙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성분이 열에 약하기 때문에 드라이기를 쓰지 않고 말리는 게 갈변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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