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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인간①] 살아날까? 국내에도 두 명 있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1967년 이후 월트 디즈니 등 전 세계에 600여 명 ‘냉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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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보존 ‘챔버’/사진=크리오러스 홈페이지 캡처

냉동인간을 보존하는 ‘챔버’의 내부 온도는 영하 196도. 공식 기록된 남극의 최저 온도(영하 89.2도)보다도 2배 이상 낮다. 세계 곳곳에 위치한 챔버 속에는 현재 약 600여명의 냉동인간이 잠들어 있다. 사후 냉동보존 서비스를 예약한 사람 또한 약 3000명에 달한다. 이 중에는 국내 1·2호 냉동인간도 포함돼있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부활’이라는 같은 꿈을 꾼다. 먼 미래, 의료·과학기술이 발전과 함께 이들의 꿈도 이뤄질 수 있을까.

◇1960년대 첫 등장… 영하 196도에서 전신·뇌 보존
‘냉동보존술’(Cryocics)의 개념은 1960년대 초반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에틴거에 의해 처음 제시됐다. 그의 저서 ‘냉동인간’(The Prospect of Immortality, 김영사)에 따르면, 냉동·해동과정에서 세포 손상을 막을 경우 인체 냉동보존이 가능하며 의료기술이 발전한 미래에는 냉동된 인체를 해동·소생해 치료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시행되는 냉동보존술 과정 역시 그가 제시한 초기 이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우선, 사망 직후 뇌가 손상되지 않도록 낮은 온도에서 심폐소생장치를 통해 혈액순환과 호흡기능을 일시적으로 회복시킨다. 이후 몸속 혈액 등 체액을 빼내고 ‘동결보존액’으로 교체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는 냉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얼음 결정이 세포에 손상을 입히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체내 주입된 동결보존액은 부동액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절차를 끝낸 시신은 질소로 채워진 냉동 캡슐 ‘챔버’에서 보존된다. 챔버의 내부 온도는 약 영하 196도며, 보존 기간은 보통 50년 또는 100년이다. 냉동인간이라고 하면 대부분 전신 보존을 떠올리지만, 업체에 따라서는 머리(뇌)만 보존하기도 한다. 냉동인간을 해동·소생시킬 정도로 미래 의료기술이 발달한다면 보존된 뇌를 이식하거나 뇌세포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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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보존 전 진행되는 동결보존액 치환 작업./크리오아시아 제공

◇전세계 냉동인간 600여명… 비용은 1~2억원
전 세계적으로 냉동보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미국 알코어생명연장재단과 러시아 크리오러스 등 등 4곳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 크리오러스와 제휴를 맺은 크리오아시아가 관련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영국, 호주, 일본 등에서도 반려동물 냉동보존을 비롯한 관련 서비스를 준비·제공하고 있으나, 정확한 진행 상황은 파악되지 않는다. 냉동보존 비용은 회사에 따라 6000만원에서 최대 2~3억원(전신보존 기준)에 달한다. 국내의 경우 러시아 크리오러스로 이송되는 비용 포함 약 1억원 수준이다.

현재 이들 회사에 보존된 냉동인간은 600여명. 이 안에는 1967년 세계 최초로 냉동인간이 된 미국 심리학자 제임스 베드포드와 냉동인간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로버트 에틴거, 디즈니 창시자 월트 디즈니 등 한 번쯤 들어봄직한 인물들도 여럿 포함돼 있다. 이들 외에 사망 후 냉동보존 서비스를 예약한 인원 또한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국내 최초 냉동보존… 최근 세 번째 계약
국내 첫 냉동인간은 지난해 5월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난 80대 여성이다. 여성의 아들이 크리오아시아 측에 사망한 어머니의 냉동보존을 의뢰했으며, 당시 국내에서는 냉동보존액 치환작업이 불가능해 사전 작업만 거친 후 러시아로 이송됐다. 현재는 모든 절차를 마치고 현지 챔버에 냉동보존 중이다.

두 번째 냉동인간인 50대 여성의 경우 사망 직후 국내에서 동결보존액 치환작업까지 마쳤으며, 러시아 이송 후 냉동보존과 국내 설치 예정인 챔버 내 보존을 두고 논의 중이다. 현재 시신은 병원 장례식장 안치실 내 영하 40도 특수 냉동고로 옮겨진 상태다. 크리오아시아 한형태 대표는 “(두 번째 냉동인간의 경우)사망 전 냉동보존 서비스를 의뢰해, 사망선고 직후 혈액 치환 작업을 진행하는 등 국내에서 사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현재 시신을 보존할 수 있는 챔버와 챔버가 들어설 공간을 제작 중이며, 제작을 마치는 대로 국내 냉동보존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크리오아시아는 최근 3호 냉동인간 계약 또한 마친 것으로 확인된다. 세 번째 의뢰인은 20대 남성으로, 이 남성은 국내 최초로 본인이 직접 사후 냉동보존 서비스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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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국내 첫 냉동인간이 러시아로 이송되기 전 화물기 앞에서 작업자들이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크리오아시아 제공

◇관건은 해동… “불가능한 일” vs “기술 발전한다면 가능”
냉동인간의 목적은 의료기술이 발전한 미래에 소생돼, 현재 치료 불가능한 병을 고치고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다. 이는 냉동인간에 대한 연구가 냉동보존을 넘어 해동·소생까지 활발하게 확장·진행돼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해동·소생이 불가능하다면, 그들이 지불한 막대한 금액 역시 냉동보존을 위한 비용에 불과할 수 있다.

현재는 사망 후 냉동보존까지 기술만 개발됐을 뿐, 냉동된 인체의 해동과 관련해 뚜렷하게 밝혀진 기술이나 연구결과는 없다. 소생을 위해서는 냉동·해동 과정에서 세포·조직·혈관 등에 손상을 주지 않고 뇌와 장기를 보존·회복해야 하지만, 아직까진 이 같은 작업이 불가능하고 연구도 부족한 상태다. 해동 후 일부 장기 기능이 회복된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뇌의 전체 기능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 또한 알 수 없다. 얼음 결정이 세포에 손상을 입히지 않도록 주입하는 동결보존액 역시 효과와 완전성이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과학계 중론이다. 냉동인간에 비판적인 일부 전문가들이 냉동인간을 ‘생명연장의 꿈을 이용한 상술’이라고 비판하는 것 역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냉동보존 기업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냉동인간 미래 해동·소생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더라도, 향후 나노기술, AI기술 등이 발전한다면 얼음 결정이 생기는 것을 막고 손상된 뇌 세포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특정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정상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 나노기술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한형태 대표는 “냉동보존술을 연구 중인 과학자들은 나노·AI기술이 발전한 미래에는 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보존 중인 시신의 보존 상태와 원인 질환의 치료 가능 여부 등에 따라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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