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노화의 3대 비밀을 풀다] part3. 안티에이징 치료법의 현재와 미래

기획: 임호준 기자 | 한미영 기자

꿈의 안티에이징 속 중용지도(中庸之道)를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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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년 여성이 새로운 안티에이징 치료법인 줄기세포치료를 받고 있다. 4주간 배양한 자신의 골수를 혈관으로 주사하는 방법인데, 노화된 혈관과 심장, 뇌, 간, 피부세포 등을 재생시키는 효과가 있다. (사진=헬스조선DB)

젊은 피 수혈하면 젊어진다?

꿈의 안티에이징 속
중용지도(中庸之道)를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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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차병원그룹 차움 안티에이징 센터 교수.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항노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의학에서 안티에이징 연구는 ‘유해산소 이론’을 처음 제시한 덴 하먼 박사가 1970년 ‘미국노화학회’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대의학에서 안티에이징 요법은 아직 항산화 요법과 호르몬 치료 정도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능의학, 줄기세포 치료, 제대혈 수혈 등 몇몇 분야에서 안티에이징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새로운 대안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관한 최근 논의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기능의학이란 195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라이너스 폴링이 주창한 분자의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핵심은 체내에서 일어나는 생화학적 대사는 사람마다 다르므로(생화학적 개별성), 개인의 특성에 따라 진단과 치료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능의학에선 증상 중심의 현대의학과 달리 증상을 초래한 생화학적 원인을 찾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기능의학에서 실시하는 대표적인 검사는 간 해독기능 검사, 모발 미네랄 검사, 산화 스트레스 검사, 소변유기산 검사 등이다. 이런 검사를 통해 질병이나 특정 증상의 원인이 드러나면 영양 균형을 회복시키거나,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시키거나, 에너지 대사 체계를 개선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체의 균형과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기능의학적 안티에이징의 특징이다.

안티에이징 분야의 줄기세포 치료는 아직까지 난치병 치료에 초점이 모아져 있다. 국내에서도 심장 질환, 뇌졸중, 간경변, 척수 손상, 관절 손상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임상연구를 하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3년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및 규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연구를 많이 하는 곳이다. 줄기세포 임상연구가 활발히 행해진다는 점에서 줄기세포는 한국을 생명공학 강국으로 이끌어 갈 잠재력이 충분하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줄기세포치료제가 상용화되면 그야말로 본격적인 항노화 치료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제대혈 수혈도 전망이 좋은 안티에이징 분야 중 하나다. 제대혈이란 출산 때 탯줄에서 나오는 탯줄 혈액인데 백혈구・ 적혈구 등을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많이 들어 있고, 연골・뼈・근육 등을 만드는 간엽줄기세포도 있어 의학적으로 치료 가치가 높다. 제대혈은 심근경색이나 퇴행성관절염 등 기타 난치병 치료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제대혈 같은 ‘젊은 피’가 난치병 치료뿐 아니라 항노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음에 많은 사람이 주목하고 있다.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학 의대 연구진이 ‘젊은 쥐의 피를 늙은 쥐에게 투여했더니 늙은 쥐의 장기와 뇌가 건강해지는 것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또한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에서는 ‘젊은 쥐에게서 채취한 혈액 속의 GDF11이라는 물질을 늙은 쥐의 혈액에 넣자 늙은 쥐의 운동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미국 하버드대학 의대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두 건의 연구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젊은 피’에 회춘의 열쇠가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언급한 항노화 치료법은 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최신 치료법으로서 멀지 않은 미래에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다. 기능의학을 통해 신체를 통합적 관점에서 분석한 뒤 그 올바른 기능을 회복시켜 주고, 줄기세포를 통해 난치병을 고치며,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생체나이를 거꾸로 돌린다면 모두가 바라는 꿈의 안티에이징 세상이 될 것이다. 언젠가는 이런 꿈에 우리가 가까이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동시에 걱정스러운 점도 있다. 17세기 유명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세상과 자연의 선에 대하여’라는 에세이에서 “권력에의 지나친 욕망은 천사를 파멸시키고, 지식에의 지나친 욕망은 인간을 파멸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무분별한 항노화 치료는 상당한 위험을 동반한다.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후 사망한 환자가 여럿 있으며, 줄기세포 치료 부작용으로 암 발생 가능성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젊은 쥐 피 수혈에 관한 위 논문 저자들도 연구 결과 끝 부분에 이런 방법을 인체에 적용할 경우 종양 발생의 위험이 있음을 주지시키고 있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닭고기의 냉동 보존 실험 도중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고 알려진 것처럼, 안티에이징 영역에 있어서도 신은 지혜롭고 분별 있는 노력에 대가를 주는 것이지 지식 추구라는 미명하의 무분별한 욕망에 화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진정한 안티에이징은 육체뿐 아니라 정신도 젊은 상태로 유지해야 가능한 것이며, 육체와 정신의 균형이 이루어질 때 진정한 젊음이 찾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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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생체 나이를 거꾸로 돌리는 의학적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걱정도 된다. 실제로 무분별한 항노화 치료가 상당한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사진=헬스조선DB)
"언젠가는 생체 나이를 꾸로 돌리는 의학적 방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걱정도 된다. 실제로 무분별한 항노화 치료가 상당한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월간헬스조선 7월호(110페이지)에 실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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