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전자담배서 '미확인' 화학물질 수천 가지 발견돼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10/07 10:26
전자담배에서 제조사가 밝히지 않은 수천 가지 화학물질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법'을 사용해 액상 전자담배 속 유기 화합물을 살펴봤다. 전자담배는 여러 가지 향이나 맛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순수한 담배 향이 나는 제품을 대상으로만 검사했다.
연구 결과, 연구팀은 전자담배 액체에서 2천여 개의 알려지지 않은 화학 물질을 발견했다. 이중 대다수는 제조사가 따로 밝히지 않은 물질이었다. 연구팀이 발견한 물질 중 6가지는 잠재적으로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이 있는 성분이었다.
특히 연구팀은 전자담배 에어로졸에서 탄화수소 유사 화합물을 발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탄화수소는 일반 담배를 태울 때 나오는 유해 물질로, 몇몇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궐련형 담배와 달리 전자담배에선 흡연 중 탄화수소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커피 맛이 나지 않는 액상 전자담배에서 카페인이 검출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카페인이 흡연자에게 의도하지 않는 결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인 외에도 호흡기 자극 등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3가지 산업 화학물질과 살충제 성분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연구를 주도한 카스텐 프라세 교수는 "전자담배 사용으로 매우 복잡한 화학물질 혼합물을 흡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며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더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마케팅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독성 화학 연구(Chemical Research in Toxic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