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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미니멀리스트]벽지 속 유해물질, 아이 성조숙증 유발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 전혜영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9/08/12 07:10
③벽지, 장판
우리는 하루 중 거의 대부분을 실내 환경에서 생활한다. 그런데 벽지나 바닥재에서 유해물질이 나온다면 어떨까. 특히 집에 어린아이가 있으면 바닥을 기거나 벽지에 살을 맞대는 경우가 많아 걱정되기도 한다. 벽지와 장판에 들어간 유해물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봤다.
◇PVC 벽지 속 내분비계 교란 물질
단가가 저렴해 많이 쓰이는 PVC 벽지는 디자인과 무늬가 화려하고, 얼룩이 쉽게 지워지는 등 관리가 편하다. 그러나 PVC벽지는 프탈레이트라는 물질이 함유돼 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다. 내분비계를 교란해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임신부와 태아에 특히 위험하다. 아이에게 성조숙증, 생식기 질환, 난소 기능 부전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 저렴한 재생 PVC의 경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재생 PVC의 경우 프탈레이트가 가중돼 그 함유 농도가 더욱 높아진다. 또한 벽지 도배에 사용되는 화학 접착제는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해 아토피, 비염, 천식과 같은 환경성 질환을 일으킨다.
◇바닥재에 열 가하면 유해성분 3배 증가
PVC는 바닥재에도 사용된다. 더 큰 문제는 난방을 통해 바닥재에 열이 가해지면 유해성분이 더 많이 방출된다는 점이다. 서울대 실내환경분석센터 실험한 결과 장판에 열을 가했을 때 유해 화학물인 TVOC(휘발성유기화학물) 방출량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루 바닥재의 경우 마루를 고정하는 데 사용되는 화학접착제 속 포름알데히드가 문제다. 포름알데히드는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한 성분이다. 이 성분은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발생시킨다. 공기나 수증기를 통해 인체에 쉽게 접착되고, 피부·점막 등을 자극해 알레르기 반응이나 아토피 피부염 등을 일으킨다.
◇천연 벽지와 바닥재 사용하고 화학접착제 피해야
참숯, 쑥, 곡물, 질석, 한방 재료 등으로 만든 천연 벽지를 사용하면 원적외선을 방출하고 음이온을 발생 시켜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분해해준다. 그러나 천연 벽지를 써도 화학접착제를 사용하면 소용이 없다. 도배 시에도 밀가루풀을 사용해야 무공해 벽지가 된다. 바닥재도 천연 소재의 바닥재를 접착제 없이 짜 맞추는 것이 가장 좋다. 바닥재를 시공한 후에도 긁힘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포름알데히드를 생성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유해물질 배출하려면
시공 비용이 비싼 천연 벽지나 바닥재를 이용할 수 없다면 다음 방법을 통해 유해물질을 최대한 배출해보자.
▲베이크아웃
베이크아웃은 실내 온도를 높였다가 환기해 벽지나 바닥재, 가구 등에서 나오는 실내 유해물질을 밖으로 방출하게 하는 방법이다. 단시간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이 방법을 통해 새집증후군의 원인을 40~50% 없앨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와 통하는 모든 문과 창문을 닫고 가구의 서랍은 전부 열어둔다. 난방온도는 5도씩 단계적으로 높이다가 35~40도가 되면 온도를 유지한다. 이 상태를 하루 10시간 정도 유지한 후 외부로 통하는 모든 문과 창문을 열어 1~2시간 동안 환기시킨다. 이 같은 과정을 5회 정도 반복한다.
▲공기정화 식물
공기정화 효과가 있는 식물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관엽식물이나 다육식물은 공기 오염물질 및 냄새 제거, 전자파 차단, 심신 안정 등의 효과가 있다. 산세베리아, 벤자민, 행운목, 스파티필룸 등의 식물이 대표적이다. 단, 꽃이 많은 식물은 꽃가루로 인해 오히려 알레르기나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환기
도배 후에는 2~3일간 바람을 이용해 집안 곳곳을 자연 건조 시켜야 한다. 가능하다면 벽지나 바닥재 시공 후 1주일 이상 흐른 뒤 입주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도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아침저녁에는 창문을 마주 열어 공기가 나가고 들어오게 해야 한다. 눈, 코, 목 등이 따갑고 자극되는 증상은 온도가 높을수록, 습도가 낮을수록 심해지므로 실내 온도는 18~22도, 습도는 60% 정도로 조절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