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닥터 엘씨티' 순항… 이춘택병원, 인공관절 수술 로봇 국산화에 새 전기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인공관절 수술 새 트렌드

로봇 인공관절 수술 19년 데이터·노하우 바탕
사용자인 수술 의사 요구 철저히 반영해 개발

크기는 기존 로봇의 3분의 1, 관절 7축으로 늘어
동작 다양하고 유연… 뼈 절삭 시간 33% 단축
"로봇 활용하면 정밀도 향상… 수술 만족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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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택병원과 이춘택의료연구소는 지난 6월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닥터 엘씨티’를 개발했다. 닥터 엘씨티는 기존 사용하던 인공관절 로봇인 로보닥에 비해 크기가 3분의 1로 작고, 로봇 팔의 관절이 많아 세심한 수술이 가능하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무릎 인공관절 수술 환자는 한 해 7만명이 넘는다. 이 중 약 10%가 로봇으로 수술을 받는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최근 확산세가 무섭다. 5년 전부터 관절전문병원, 대학병원에서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이런 미래를 예견하기라도 했을까? 경기도 수원의 이춘택병원은 19년 전인 2002년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ROBODOC(로보닥)'을 도입했다. 올해는 자체적으로 인공관절 로봇을 개발했다. 전세계적으로 인공관절 로봇 브랜드가 10여 개 밖에 없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국산 로봇의 개발은 국가적으로도 큰 성과다. 로봇의 이름은 고(故) 이춘택 원장의 이니셜을 딴 'Dr. LCT(닥터 엘씨티)'로 했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은 "중소병원이 직접 로봇 연구소를 두고, 로봇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와 연구진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독창적 기술을 가지고 로봇을 개발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닥터 엘씨티는 수술 의사의 요구도가 철저히 반영돼 만들어진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닥터 엘씨티, 크기 작아지고 절삭 정교해져

이춘택병원과 이춘택의료연구소에서 개발한 닥터 엘씨티는 6월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허가를 획득하고, 지금까지 20케이스 이상 수술을 했다. 현재는 기존 이춘택병원에서 사용하던 로보닥과 닥터 엘씨티를 비교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수술을 한다. 해당 결과는 10월 말 대한정형외과컴퓨터수술학회에 발표해 많은 의사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닥터 엘씨티는 로보닥에 비해 크기가 3분의 1로 작다. 또 뼈를 절삭하는 로봇 팔의 관절이 5축에서 7축으로 증가했다. 관절이 늘어나면서 이전 로봇보다 더 다양한 동작과 유연성을 가지고 보다 세심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기존 5축으로는 접근하지 못했던 수술 부위까지 절삭이 원활해져 최소침습수술(MIS)에 더욱 특화된 수술이 가능하다. 절삭 능력을 높이면서도 로봇 관절마다 센서들이 장착돼, 지정 경로를 벗어나는 등 실수를 잘 감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뼈 절삭 시간도 기존 15분에서 10분 이내로 줄어들었다.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다수의 인공관절 로봇은 의사가 로봇 팔을 움직여 절삭하고, 절삭 범위를 넘어서는 오류가 발생했을 때 로봇이 이를 제한하는 '세미 액티브' 방식이다. 반면 닥터 엘씨티 로봇은 사전에 계획된 범위에 따라 로봇 팔이 알아서 뼈를 절삭해주는 '풀리 액티브' 방식이다. 오류가 생기면 자동으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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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 삽입 전 로봇이 계획된 범위에 따라 정확하게 뼈를 절삭한다. 오른쪽 사진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닥터 엘씨티(Dr. LCT)’.
◇로봇 인공관절, 정확하고 일관된 결과가 장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현재 의료 수가는 인정해주고 있지 않지만, 최근 5년 새 크게 늘고 있다. 윤성환 병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은 웬만하면 평생 한 번만 해야 하고, 그래서 정확해야 한다"며 "여러 병원들에서 비싼 로봇을 들여놓는 이유는 수술 정확도 측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인공관절을 삽입하기 위해 뼈(대퇴골·경골)를 깎을 때 의사의 손이 아닌 로봇 팔이 뼈를 정밀하게 깎는 수술이다. 닥터 엘씨티를 이용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이렇게 진행된다. 뼈를 깎기 전에는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수술 전 CT(컴퓨터단층촬영) 촬영을 통해 환자의 뼈 모양, 위치, 병소의 진행 정도 등을 정확하게 확인한 후 이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해 수술 전 3D 가상공간에서 뼈의 위치, 정렬 등을 바탕으로 뼈를 깍고 인공관절을 삽입해본다. 수술 전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수술 방법을 시뮬레이션 한 뒤 실제 수술에서 로봇이 뼈를 깎고 수술 의사가 인공관절을 정확히 삽입한다.

윤성환 병원장은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관절에서 무릎 발목까지 힘의 축이 인공관절의 중심을 지나고 균형이 맞도록 하는 것"이라며 "로봇을 이용하면 일관되게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증·기능 점수, 수기 수술 보다 앞서

19년간 이춘택병원에서 시행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결과는 지금도 계속 축적되고 있다. 국내외학회에도 공유하고 있다. 2019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정형외과학회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10년 데이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춘택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지 10년이 넘은 300명과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지 10년이 넘은 300명을 조사했다. 그리고 통증 점수와 기능 점수를 비교했다. 통증 점수(Pain Score, 무릎 통증이 좋아진 것을 수치화한 점수)는 로봇 수술이 89점으로 손으로 시행한 일반 수술(84점)보다 5점 높았고, 기능 점수(Function Score, 무릎의 운동 기능 점수)는 로봇 수술이 91점으로, 일반 수술(82점)보다 9점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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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환 이춘택병원장 인터뷰

"순수 국내 기술 수술용 로봇세계 병원에 보급하는 게 목표"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수술용 로봇을 국내외 여러 병원에 보급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병원장의 말이다. 그는 “많은 의사들이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에 회의적이었던 2002년에 로보닥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하고, 7년 고생 끝에 로봇을 개발하게 됐다”며 “로봇을 개발하고 식약처 허가도 받았지만, 보급 등 또다른 숙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닥터 엘씨티의 가장 큰 장점은 로봇 개발 기획 단계부터 의료진과 이춘택의료연구소 연구진이 소통을 통해 만들었다는 점. 윤성환 병원장은 “수술 의사들의 니즈가 철저하게 반영돼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 세계 로봇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사용자인 수술 의사가 편해야 만족할 수 있는 수술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로봇은 모두 수입산이기 때문에 향후 유지 관리 측면에서도 수입 의료기기에 비해 많은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윤 병원장은 말했다.

한편, 닥터 엘씨티는 지난 달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우수디자인(GD) 상품에 선정됐다. 사람의 팔과 가깝게 디자인된 7축 다관절 로봇 팔은 곡선을 살려 세련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으로 제작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기존 모니터와 로봇 팔이 분리돼 있던 것을 하나로 합친 올인원 시스템으로 설계돼 사이즈도 기존의 3분의 1로 작아져 사용자인 의료진의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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