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은 '귀의 날'

중이염 주원인… 초기엔 항생제로 호전
소리 감지 기관 손상 땐 고난도 수술 필요
보청기로 못 듣고 이명 심하면 '인공와우'
난청 막으려면, 소음 피하고 정기 검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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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매년 9월 9일은 '귀의 날'이다. 대한이과학회가 대중들에게 난청과 귀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숫자 9의 발음인 '구'와 '귀'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1962년 9월 9일부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귀의 날을 맞아 난청의 종류와 예방법, 치료법에 관해 알아봤다.

◇전음성 난청, 방치하다 악화하면 치료 어려워져

난청은 크게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 두 가지로 분류된다. 전음성 난청은 외이나 중이가 손상돼 소리의 물리적 에너지 전달이 어려워지며 발생하는 청력 손실을 말한다. 감각신경성 난청보다 청력 손실 정도가 크지 않으며,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중이염으로 인한 발병이 대표적이다. 중이염에 걸리면 이관(귀의 관)이 막혀 정상적인 공기 순환이 이뤄지지 않고, 염증이 고막과 내이까지 퍼져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가벼운 난청은 항생제 치료 등으로 호전되지만, 심하면 수술이 필요하다. 염증으로 녹아내린 고막이나 소리뼈를 재건하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청각세포 손상되면 '인공와우'가 유일한 해법

감각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의 청각세포나 신경 등 소리를 감지하는 기관이 망가져 발생한 난청을 말한다. ▲소음성난청 ▲노화성난청 ▲돌발성난청 ▲이독성난청 등이 감각신경성 난청에 해당한다.


단순한 수술로는 치료할 수 없고, 보청기로도 듣지 못한다면 인공와우 수술을 해야만 한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연훈 교수는 "인공와우는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장치"라며 "고도의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진단되거나, 이명이 매우 심한 환자들은 인공와우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인공와우 수술은 어린아이들이 주로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난청이 심한 성인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정연훈 교수는 "원래 잘 듣고 말할 수 있던 성인들은 인공와우 수술 예후가 아이들보다 좋다"며 "최근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 환자는 소아보다 성인이 더 많다"고 말했다.

다만, 선천적인 청각장애로 오랜 기간 살아온 성인은 수술이 어렵다. 선천적인 청각장애가 있다면 최소 5세 이전에 수술해야 하며, 보통 생후 12개월 이전에 수술한다.

◇소음 환경 피하고, 정기적인 귀 검사로 예방해야

난청도 예방할 수 있다. 정연훈 교수는 "소음성 난청은 과도한 소음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이므로, 소음이 많은 환경을 피하면 예방할 수 있다"며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계속 노출되면 귀에 손상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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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연훈 교수/사진=아주대병원 제공
100㏈의 소음에는 15분 이상, 110㏈ 이상에선 1분 이상 노출되면 손상이 발생한다. 버스나 지하철, 식당 내에서의 소음이 약 80㏈ 정도이며, 이어폰의 최대 음량은 100㏈, 비행기 소음은 140㏈ 정도다. 평소 음악을 들을 땐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중교통처럼 시끄러운 곳에서 음악을 들을 때 낮은 데시벨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돌발성 난청이나 이명 발병을 줄일 수 있다. 항암제 등 독한 약의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이독성 난청을 예방하려면 치료 중간에 귀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 곧바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정연훈 교수는 "중이염으로 인한 난청도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피하고, 감기나 비염에 걸리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 상태가 악화돼 발생하는 청력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며 "정기적으로 이비인후과에 방문해 귀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