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우는 아기 달랠 때 세게 흔들면 안 되는 이유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7/04 18:00
아기가 울음을 멈추지 않을 때면 아기를 달래기 위해 안거나 등에 업고 흔들곤 한다. 그러나 만 2세 이하의 유아를 지나치게 세게 반복적으로 흔들 경우 ‘흔들린 아이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질환은 환자의 30%가 사망하고 60%는 영구적인 후유증을 겪을 만큼 치명적이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말 그대로 만 2세 이하 유아를 심하게 흔들어 생기는 질환이다. 영아의 머리 무게는 체중의 약 10%를 차지하는 반면, 뇌와 머리를 지지하는 목 근육의 혈관은 상대적으로 발달되지 않았다. 때문에 강한 힘으로 아기를 앞뒤, 또는 위아래로 흔들면 뇌에 충격이 가해져 혈관이 손상될 수 있다
주로 뇌출혈과 망막출혈이 발생하고, 장골·늑골이 부러지기도 한다. 후유증으로 ▲실명 ▲사지마비 ▲정신박약 ▲성장장애 ▲간질 등이 생길 위험도 있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초기 발견이 어렵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는 데다, 아기의 정확한 의사 표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간혹 토하거나 잘 먹지 못하는 증세를 보이는데, 이 역시 감기, 소화불량 등으로 오해하기 쉽다. 따라서 평소 주요 증상들을 숙지해놓는 게 좋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인해 뇌출혈이 생기면 아기의 팔다리가 축 늘어지고 잘 걷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눈이 충혈 될 수 있으며, 구토, 불규칙한 호흡, 경련·발작을 동반하기도 한다. 보통 4~6시간 후에 증상이 가장 심각해진다. 심한 경우 의식이 저하되면서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뇌출혈·뇌부종이 발견될 경우 신속하게 진단·치료하고, 내과적 처치로 호전이 없다면 혈종제거나 감압술 등 뇌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아기를 달랠 때 머리와 목을 항상 받쳐주도록 한다. 아기를 업고 뛰거나 공중에 던졌다 받는 등 아기의 머리가 심하게 흔들리는 행동은 금물이다. 아기를 무릎에 앉히고 반복적으로 툭툭 치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아기를 차에 태우고 운전한다면 반복적인 흔들림에 노출되지 않도록 카시트에 태운 후 쿠션, 수건 등으로 목을 보호하는 게 좋다.
한편, 아기를 돌보며 가볍게 흔드는 정도로 흔들린 아이 증후군을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 대부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 울거나 보채는 아기를 심하게 흔들었을 때 손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례에 따르면 20초 이내로 40~50회가량 강하게 흔들었을 때 질환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