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태어나서 처음 본 대변으로 ‘이것’ 예측한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5/04 07:30
신생아 ‘태변(胎便)’ 분석을 통해 출생 후 1년 내 알레르기 발병 위험을 확인해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태변은 신생아가 태어난 뒤 1~3일 사이에 배설하는 변으로, 피부 세포와 양수, 대사산물로 알려진 다양한 분자 등 태아 발달 과정에서 섭취·배설하는 여러 물질로 구성됐다. 냄새가 없으며 어두운 녹색을 띤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캐나다 아동 코호트 연구에 등록된 유아 100명의 태변 샘플을 분석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태변, 미생물에 대한 분석과 임상 데이터를 조합했으며, 이를 토대로 태아의 1년 후 알레르기 발생 여부를 예측했다.
분석 결과, 태변을 구성하는 분자 수가 적은 신생아들은 그렇지 않은 신생아들에 비해 만 1세 전 알레르기 발병 위험이 높았다. 또 특정 분자의 감소는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미생물군 변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아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면역 체계와 미생물총(미생물 집단 전체의 유전체 총합)의 발달이 시작됨을 확인했다”며 “자궁 속에서 노출되는 미세한 분자는 아이의 미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알레르기)고위험군 영아를 판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참여한 스튜어트 터비 교수는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는 천식 발병 위험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우리는 연구를 통해 추후 알레르기나 천식 위험이 있는 유아를 조기 식별하고 대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Cell Reports Medicine’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