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속 '얌전한' 사랑니, 뽑아야 할까?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 사랑니가 일부만 나와 있으며, 인접 치아에 손상을 주고 있다(노란색 원)./서울대치과병원 제공


사랑니를 뽑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궁금해야 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은 평생 동안 52개(유치 20개, 영구치 32개)의 치아가 나온다. 그 중 사랑니는 가장 늦게 나오는 영구치이자, 가장 안쪽에 나는 큰 어금니(제3대구치)다. 위·아래 양쪽으로 하나씩 총 4개가 날 수 있지만 개인차가 있다.

사랑니가 문제가 되는 주된 이유는 턱뼈가 작아져 사랑니가 자리 잡을 공간이 부족해지다보니, 잇몸 속에 매복돼 있거나 일부만 나오거나, 정상적인 위치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랑니에 대한 궁금증을 서울대치과병원 방강미 교수(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풀어본다.

◇사랑니는 반드시 뽑아야 하나?
사랑니가 정상적인 위치에 반듯하게 나와 있고 칫솔질을 통해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굳이 뽑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랑니는 제일 안쪽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칫솔질 등의 위생관리가 어려우며, 음식물이 잘 끼어 구취나 충치, 잇몸질환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일부만 나와 있는 사랑니의 경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잇몸의 감염이나 주변 치아의 충치, 흡수를 일으키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낭종(물혹)이 발생해 영구적인 손상(턱뼈 흡수, 감각마비, 안면비대칭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언제 뽑는 것이 좋나?
통상적으로는 사춘기가 지나서 성인이 되는 18~22세에 빼는 것이 좋다. 이 시기는 사랑니의 뿌리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으며, 턱뼈가 무르기 때문에 발치하기가 쉽다. 또한 사랑니가 신경관과 닿아있더라도 발치 후 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보철이나 교정 치료 같은 다른 치과 치료 이전에 발치할 수도 있다. 사랑니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뽑는 것이 회복도 빠르고 발치로 인한 불편도 적기 때문에 18세가 되면 사랑니가 잇몸 밖으로 나오지 않았더라도 치과에 방문하여 방사선 사진을 촬영해보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모두 뽑을 수 있나?
사랑니가 깊이 매복돼 발치의 난이도가 있거나, 치과공포증이 있는 경우 또는 한 번에 여러 개의 치아를 발치하고 싶을 경우에는 발치 중의 불편감과 통증,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면마취나 전신마취 후에 한 번에 발치할 수 있다. 이외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국소마취 후 2회에 나누어 발치한다. 이때는 한쪽 편의 위·아래 사랑니를 먼저 발치한 후에 반대편 위·아래 사랑니를 발치한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면 미리 뽑는 것이 좋은가?
사랑니가 일부만 나와 있는 경우에는 임신 전에 미리 발치하는 것이 좋다. 잇몸 뼈 속에 완전히 매복되어 아예 증상이 없거나, 제대로 나온 사랑니가 아니라면 임신 초기의 면역력 저하로 인해 각종 감염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으며, 심한 염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일반적으로는 간단한 수술이나 투약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임산부는 이와 같은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만약 임신 중 사랑니 통증이 발생했다면 사랑니를 최대한 잘 닦아서 염증 원인을 줄여야 한다. 심한 경우, 항생제를 처방받아야 할 수도 있으나 임신 중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치료에 한계가 있다.

◇사랑니를 뽑으면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은?
매복된 사랑니 발치는 잇몸을 절개하여, 사랑니를 덮고 있는 치조골(잇몸뼈) 일부를 갈아내고, 치아를 조각내어 뽑는 간단한 수술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외과적인 수술이기 때문에 통증, 부기, 출혈이 수반되며, 통증의 정도는 매복된 정도, 치아 뿌리 모양, 나이,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고령의 환자가 뼈와 단단히 붙어있는 사랑니를 발치하는 경우에는 욱신거리는 통증이 2개월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

아래턱 사랑니를 발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합병증은 신경 손상이다. 아래턱뼈에는 아랫입술부터 턱 끝까지의 피부감각, 치아와 잇몸, 혀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들이 지나간다. 신경이 사랑니와 닿아있는 경우, 발치 후 신경손상이 발생하여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 하지만 운동신경은 아니기 때문에 표정, 움직임, 말하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따라서 수술 전 신경관과 사랑니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산화단층촬영(CT)을 해 그 위험성을 평가하며, 손상이 예상되는 경우는 사랑니의 불편감 정도에 따라 발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위턱뼈에는 상악동이라는 공기주머니가 있는데, 종종 사랑니가 상악동 내에 있거나 얇은 뼈로만 구분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사랑니 발치 후 누공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발치한 즉시 폐쇄 가능하다. 수술 후 염증으로 인해 축농증이 발생한 때에는 항생제 치료 및 배농술이 필요할 수 있다.

◇잇몸 속에 매복된 사랑니, 별다른 통증이 없는데 발치해야 하나?
사랑니가 잇몸 속에 완전히 매복되어 있다면, 염증을 일으키거나 주변 치아를 손상시키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발치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문제로는 매복사랑니 주위로 물혹이 발생하는 함치성낭종을 들 수 있다.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기 때문에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점차 낭종이 커지면 신경손상 가능성이 증가하고, 치조골 결손이 많아지면서 치아의 위치가 변하거나 약한 충격에도 턱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사랑니가 나오기 시작하는 18세 전후로는 특별한 통증이 없고, 육안으로 사랑니가 보이지 않더라도 치과에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랑니가 있는 것이 확인되면 바로 발치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발치하지 않고 남겨두는 경우에는 치과에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병적인 변화여부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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