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이게뭐약] 알레르기 환자 지옥 시작, 덜 졸린 항히스타민 없을까?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전립선비대증, 녹내장 환자는 복용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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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이 덜한 알레르기 약이 필요하다면 2세대 항히스타민을 선택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큰 일교차 속 미세먼지와 황사가 계속되고, 꽃가루까지 날리기 시작하면서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각막염 등 알레르기 질환자들의 고통이 시작됐다.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면 주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항히스타민 제제는 졸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약을 복용하고 나서 졸음이 몰려와도 일은 할 수밖에 없다. 조금 덜 졸린 항히스타민제는 없을까?

◇다양한 알레르기약 '항히스타민제', 차이점은?

히스타민은 외부자극으로부터 신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이다. 하지만 우리 몸에 침입한 물질이 유해하지 않음에도, 우리 면역체계가 과하게 반응하면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알레르기 증상이 일어난다. 항히스타민제는 과도하게 분비되는 히스타민을 막아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다.

현재 우리가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크게 1세대와 2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가장 초기에 개발된 약물로 히스타민 수용체에 비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이다. 히스타민 수용체뿐만 아니라 여러 콜린수용체, 세로토닌수용체, 아드레날린수용체에도 약효를 발휘한다. 분자 크기가 작아 뇌혈액관문(Blood-brain barrier, 약물·독물 등 이물질이 뇌조직으로 들어오는 것은 방해하는 장벽)을 통과해 중추신경계(CNS)에도 약효를 발휘한다.

클로르페니라민, 디펜히드라민, 클레마스틴, 독시라민, 히드록시진 등이 대표적인 1세대 항히스타민제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H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이다. 주로 항알레르기, 항염증 효과가 있고, 1세대 항히스타민보다 뇌혈액관문을 적게 통과해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는 세리티진, 로라타진, 아젤라스틴, 베포타스틴, 에피나스틴 등이 있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 중 간 대사작용을 하지 않고 약효를 발휘하거나(약물대사체), 약효가 효과적으로 발휘되는 구조(활성이성질체)를 활용한 약 등은 3세대 항히스타민제로 분류하기도 한다. 레보세티리진, 펙소페나딘, 데스로라타딘이 이에 속한다.

◇그나마 덜 졸린 알레르기 약은?

알레르기 환자가 약을 먹을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졸음이다. 일상생활을 방해하지 않을, 조금 덜 졸린 항히스타민제는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조금 덜 졸린 항히스타민제를 원한다면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2세대 항히스타민으로는 세티리진, 로라타진, 펙소페나딘 성분이 있다. 대한약사회 오인석 학술이사(약사)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1세대 약보다 졸린 증상이 덜하다"고 말했다.

같은 세대의 항히스타민이라도 성분에 따라 졸린 정도는 다르다. 오인석 약사는 "그중에서도 펙소페나딘(대표상품명:알레그라) 성분이 가장 덜 졸리고, 로라타진(대표상품명:클라리틴), 세티리진(대표상품명:지르텍) 순으로 진정작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즉, 2세대 항히스타민 중에서도 펙소페나딘이 가장 덜 졸리고, 세티리진은 비교적 졸음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있을 때 마다 먹는 항히스타민, 내성은 없을까?

알레르기 환자들은 이렇게 자주 먹도 될까 싶을 만큼 항히스타민제를 자주 먹는다. 최소 3일은 복용하다 보니 내성이 생기는 것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항히스타민은 내성이 없다.

오인석 약사는 "항히스타민은 내성이 있는 약물이 아니라 장기간 복용해도 약물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립선비대증, 녹내장 있다면 항히스타민 복용 주의

항히스타민 제제는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때 흔히 복용하는 약이지만, 누구나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항콜린 부작용이 있는 대표적인 노인주의 약물이다. 항콜린약물은 65세 이상 노년층이 주의해야 하는 약물로, 입 마름·변비·어지러움·섬망 등의 부작용이 있다.

오인석 약사는 "특히 전립선비대증을 비롯한 요배설 곤란이 있는 환자와 협우각 녹내장이 있는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시 주의가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때는 히스타민 함량이 높은 식품 섭취를 자제하는 것도 좋다. 오인석 약사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때는 히스타민 함량이 높은 식품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히스타민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참치, 꽁치, 고등어 등 등푸른생선, 시금치, 땅콩, 치즈 같은 식품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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