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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역설… 거리두기 와중에 ‘음주운전’ 사고 증가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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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만류에도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려 한다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는 총 1만7247건으로 2019년(1만5708건)보다 1500건(9.8%)가량 증가했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역별 차등 완화되면서, 지방에서 술을 마신 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음주운전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 치사율은 일반도로의 약 1.5배 수준이었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본인은 물론, 동승자, 사고 피해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까지 모두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이다. 운전자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음주운전을 하는 이유는 뭘까. 한 마디로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뇌는 이성·판단을 담당하는 신피질과 감정을 담당하는 구피질로 이뤄져 있다. 술을 마실 경우 알코올이 구피질보다 신피질에 먼저 영향을 미쳐,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게 한다. 이로 인해 구피질이 활발해지면 감정적·본능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음주운전의 문제 중 하나는 재범률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음주운전 재범률은 46.4%로 50%에 육박했다. 음주운전자 5명 중 2명은 음주운전 전력이 있음에도 또 음주운전을 한 셈이다. 적발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더 자주, 많이 음주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상습 음주운전은 단순 습관이 아닌 알코올 중독에 의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험이 있는 경우, 당시에는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이 있으면 음주를 조절하거나 통제하지 못해 또 다시 판단력이 흐려지고 음주운전을 하게 된다. 실제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일수록 음주 후 신체기능 저하를 인식하는 정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운전을 할 상태가 아님에도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해 운전대를 잡는 것이다. 술을 마신 후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운전을 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한편, 현행법상 음주운전 면허 정지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다. 0.05%에 도달하면 사고력·자제력이 떨어지며, 0.10%일 때는 언어 기능이 저하된다. 0.20%의 경우 운동기능이 떨어지고, 0.40%에 달하면 감각 기능이 완전히 사라진다. 0.60% 이상으로 올라가면 호흡, 심장 박동 기능 저하와 함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측정되는 알코올 농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고 술을 마신 후 생기는 신체 변화에도 차이가 있는 만큼, 술을 한 모금이라도 마셨다면 운전을 해선 안 된다. 1시간에 한 병 정도를 마셨다면 8시간 이상 휴식을 취한 후 운전하고, 1병 이상 마셨을 경우에는 다음날까지 운전을 하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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