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노출과 땀의 계절… '쇳독' 환자 증가한다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3/25 08:10
알레르기 검사 통해 원인 찾아야
장신구를 착용할 때 '쇳독'이라 불리는 금속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계절 언제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봄·여름에는 금속 알레르기가 더 많이 생겨 주의해야 한다. 장신구를 착용하고 싶은 욕심에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다 피부염으로 장기간 고생할 수도 있다. 증상이 너무 심하다면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원인 물질을 찾아 최대한 피해야 한다.
◇노출과 땀의 계절… '쇳독' 환자 증가한다
날이 따뜻해질수록 금속 알레르기(금속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성피부염) 환자는 급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8월 환자 수는 6961명으로, 1~3월 환자 수(4568명)보다 52%나 많았다. 봄과 여름이 금속 알레르기를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은 '노출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날이 더워지면 옷차림이 가벼워지며 장신구가 살과 직접 맞닿을 일이 많아지며, 더욱 크기가 큰 귀걸이나 목걸이 등 장신구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은 "금속 알레르기가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원인은 '청바지 버클'인데, 짧은 티셔츠 등을 입어 노출이 많아지면서 더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금속이 땀과 닿으면 미량의 성분이 녹아내려 피부에 더욱 강하게 반응할 가능성도 있다. 금속은 보통 물에 녹지 않지만, 땀이나 체액 속에 포함된 '염소이온'은 금속을 아주 살짝 녹일 수 있다. 녹은 금속은 우리 몸의 단백질과 작용해 피부에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평소엔 금속 알레르기가 없다가 유독 봄이나 여름철에만 생기는 편이라면 이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금속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이라도 땀이 많거나, 피부가 예민하다면 최대한 쇠붙이가 몸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서동혜 원장은 "청바지 버클로 인한 금속 알레르기가 걱정된다면 플라스틱 단추로 교체해 달면 된다"고 말했다.
◇'첩포검사'로 원인 찾을 수도… '화이트골드'는 주의를
금속 알레르기가 있다면 영영 장신구는 착용하지 못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보통 금속 알레르기가 있어도 순금 소재의 장신구에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가 어떤 금속에 유독 예민한지 알고 싶다면 '첩포검사'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등에 피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여러 성분을 붙인 후, 이틀 뒤 떼어내 반응을 보는 검사다. 이 검사를 통해 나온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장신구를 구매하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간혹 '화이트골드' 제품을 금과 유사하다고 생각해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화이트골드(White Gold)는 순금, 구리, 아연을 섞어 만든 금에 백금(Platinum)을 도금한 것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무척 마음에 드는 장신구가 있어 꼭 착용해야겠다면 방법은 없을까? 작은 귀걸이라면 피부에 닿는 부위에 투명 매니큐어를 칠해 막을 형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장시간은 착용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금방 벗겨지거나 매니큐어 속 화학물질이 또 다른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동혜 원장은 "결혼식 등 정말 중요한 날이라면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알레르기가 덜 생기는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다"며 "다만, 권장하지는 않는 방법이므로 최대한 순금 소재의 장신구를 착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