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그냥 3D가 아니다… 조헌제 앵글치과 원장의 거대한 구상

이지형 헬스조선 기자

안면골격 분석 ’ON3D‘ 툴로 미·유럽 진출 준비… “의료 패러다임 바꿀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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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제 원장의 꿈은 3D 영상을 활용한 치과 치료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우리 의료체계가 CT에 묶여 있다”고 했다. 자신이 개발 중인 ON3D(온 쓰리디) 소프트웨어가 의료 체계 전체에 변화를 줄 수 있길 기대한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미국에서 교수를 하다 10년 전 귀국한 조헌제 앵글치과 원장은 3D 수술 교정 분야의 세계적 권위다. 그가 미국에 있을 때 내놓은 3D 안면골격 분석은 미국 치과교정학회지의 커버에 실렸다. 복잡하게 조합된 얼굴의 뼈들을 3D 이미지로 복원한다…. 얼핏 간단해 보이는 메시지가 양악수술을 포함한 치과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단초를 품는다. 사실은 치과를 넘어 외과 수술 일반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되리란 게 조 원장의 숨겨둔 속내, 궁리다. 

◇“의사가 유능해도 제대로 된 수술을 하기 어렵다”
지금은 서전(sergeon·의사)이 유능해도 제대로 된 수술을 하기 어렵다…. 3월 중순, 서울 압구정역 부근 앵글치과 4층 연구실에서 만난 조 원장의 단언이다. 양악수술로 범위를 좁혀보자. 치아와 위아래 턱을 포착한 2차원 이미지를 아무리 겹치고 포개도 적절한 수술 방향을 도출할 수 없다. 수술 전후의 오차도 제어 못 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3D의 안면 골격을 교정하는데, 2D의 안면 분석이 먹힐 리 없다. 불가피한 한계다. 그럼 3D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솔루션은 없나.

있다. 나라 안팎으로 출시된 소프트웨어들이 한둘 있고 그 중, 예컨대 미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소프트웨어는 다른 사람 아닌 조 원장의 3D 안면골격 연구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연구의 당사자이며 권위자인 조 원장이 보기에 기존 소프트웨어들은 많이 부족하다. 임상의 경험도 반영되지 않아 소프트웨어의 논리랄까, 치료의 전 과정을 꿰뚫는 개념적 이해가 결여된 상태다. ‘논리’가 없으니, 자신이 뭘 해야 할지,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하는 소프트웨어다. 조 원장은 자동차와 드론을 얘기했다. 시야(視野)의 수준 얘기다. 자동차가 아무리 날래봐야, 먼 하늘서 지리 전체를 부감(俯瞰)하는 드론을 따라가겠나. 조 원장은 자동차 수준의 3D 영상 소프트웨어를 두고 볼 수 없었다. 직접 ‘드론’을 만들기로 한다.

◇‘드론’급 3D 영상에 ‘논리’를 탑재한다
압구정역 2번 출구를 나와 300m 남짓 걸으면 모던하고 단아한 앵글치과의 5층 건물을 만난다. 단순한 병원 건물이 아니다. 치의학 연구소가 있고, 그 위엔 ‘3D ONS’란 생소한 이름의 기업도 들어서 있다. 3D 영상을 통해 진단을 하고, 치아교정·악안면수술·임플란트의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다. 수술에 필요한 스플린트와 보철물 등을 제작해 공급하는 3D 의료 서비스까지가 사업 내용이다. 조 원장이 5년 전에 세운 회사다. 2016년 9월 30일에 출범했다고 조 원장은 말했다. 회사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그 회사가 개발해 꾸준히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소프트웨어가 ‘ON3D’다.

ON3D(온 쓰리디) 소프트웨어의 출발은 콘빔(Cone Beam) X-레이를 활용한 ‘볼륨 렌더링(volume rendering)이다. 3차원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얻어진다. 간단해 보이지만 정밀도와 정확도에서, 기존 3D 영상 소프트웨어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기존 소프트웨어가 도스(DOS)라면 ON3D 소프트웨어는 윈도우(Windows)라고 조 원장은 말했다.

그렇게 얻은 플랫폼에 치료 목적에 맞는 ’논리‘를 탑재해 나간다. 안면 골격의 이미지 위에 해부학적으로 중요한 점들을 찍고, 각각의 치료 목적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쌓아 나간다. 그런 과정을 거쳐 보철과 교정과 임플란트와 양악수술에 3D 영상을 활용한다. 땅 위를 달리던 자동차가 하늘로 떠 드론이 되는 지점이다.

◇“우리 의료체계는 CT에 묶여 있다”
우리의 의료체계가 CT(컴퓨터 단층촬영)에 묶여 있다고 조 원장은 말했다. 2D를 극복하려 했지만 본질적으론 여전히 2D의 플랫폼에서 진단이 시작되고 수술이 이뤄진단 얘기다. 자, 여기서 조 원장의 속내와 궁리가 드러난다. 자신이 개발했고, 여전히 개발 중인 3D 소프트웨어가 치과의 진료와 수술을 넘어 전체 메디컬 차원으로 확장,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다고 조 원장은 믿는다. 

두경부 이상의 진단과 수술을 위해 그는 3D 이미지에 해부학적으로 중요한 점들을 찍는다. 양악수술을 위해서라면 위아래 턱과, 위아래 앞니, 양쪽 어금니 등 주요 포인트에 8개의 기본 점을 찍어 영상을 변화시키면서 진단하고 수술을 시뮬레이션한다. 두경부가 온몸으로 확장돼도 원리는 같다. ON3D 소프트웨어의 확장이 의료 현장 전체를 변화시키리란 게 조 원장의 믿음이다. 

긴 여정이다. 조 원장은 서두르지 않는다. 2019년에 ON3D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2020년에 수술용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올 3월엔 ON3D 얼굴 영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내놨고, 올해 안에 교정용 소프트웨어를 따로 만들어 내놓을 계획이다.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얻고, 유럽 CE(통합규격인증)를 따내 현지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90년대 미국에서 시작한 3D 안면 분석 연구가 긴 세월을 거쳐 독창적인 소프트웨어 개발로 이어졌다. 조헌제 원장의 바람은 간단하다. 높은 수준의 진단과 치료를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바람을 전하면서 조 원장은 조심스럽게 “인류에 대한 기여”까지를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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