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술 약속 가시나요? 내일 아침 쓰러지지 않으려면…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2/22 19:00
저녁에 술을 마신 남성이라면 새벽녘과 아침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바로 소변을 볼 때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새벽이나 아침에는 소변을 보다가 갑자기 쓰러지는 '배뇨실신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중장년 남성이라면 누구에게라도 발생할 수 있어 간과해선 안 된다. 특히 심혈관질환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배뇨실신증은 배뇨에 의해 방광 내 압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감각신경이 과도하게 자극되고, 이로 인해 혈압이 떨어지거나 일시적으로 심장 박동이 정지하면서 실신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과음을 하면 혈관이 확장되고 혈압이 떨어져 배뇨실신증이 발생할 위험이 더 커진다.
단순한 실신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넘어지다가 낙상 피해로 인해 위험한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노인은 균형감각이 부족해 다치기 쉽다. 변기나 세면대 등에 머리를 부딪히면 뇌진탕이나 뇌출혈 등 심각한 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다. 엉치뼈가 바닥에 부딪히며 충격을 받으면 한동안 거동이 어려운 고관절 골절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되도록 아침 첫 소변은 변기에 앉은 자세로 배뇨하는 게 좋다. 특히 전날 과음을 했거나, 이미 배뇨실신증을 겪어본 경험이 있다면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 주의한다. 소변을 참지 않고, 방광이 가득 차기 전에 소변을 보는 것도 방광 내 압력 변화를 줄일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배뇨실신증은 대부분 발생 전 ▲어지럼증 ▲식은땀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 등 전조현상을 보이므로 이런 증상이 있다면 즉시 자리에 누워 수 분간 안정을 취한다.
만약 배뇨 중 실신한 가족을 발견했다면 뇌 혈류량을 높일 수 있도록 머리를 양 무릎 사이로 내리거나, 누운 채 다리를 들어 올리는 등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해준다. 몸을 조이는 옷은 느슨하게 풀어주고 머리를 돌려 혀가 기도를 막지 않도록 한다.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의식이 없다면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