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마셔도 간경화까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나올까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행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고지방식과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간에 지방이 쌓이고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환자 5명 중 1명은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화(섬유화)·간암으로 이어지지만, 아직 치료제가 없어 간이식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은희·이기업 교수팀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행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쥐의 간세포에서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SMS1·sphingomyelin synthase 1)’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간 조직에 염증과 섬유화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고 교수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밝힌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의 역할은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도 재확인됐다. 공동 연구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립연구소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서 간암으로 발전해 간이식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간 조직을 분석한 결과 모든 환자에게서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는 생체막을 구성하며 필수 지방산을 공급하는 지질이다. 고 교수팀은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에 의해 만들어진 디아실글리세롤이 세포 죽음을 촉진하는 피케이시델타(PKC-δ) 물질과 염증조절에 관여하는 NLRC4 인플라마좀 유전자를 순차적으로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에 따라 간세포에서 강한 염증성 반응에 의한 세포사멸(피이롭토시스)이 증가하고, 간세포 밖으로 유출된 위험신호에 의해 염증 및 섬유화 반응을 유도하는 NLRP3 인플라마좀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사실도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은희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의 장기 예후를 결정하는 요인은 섬유화 진행”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행 기전이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간경화로의 이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위장병학회가 발간하는 소화기분야 최고 권위지 '거트(Gut)'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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