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L 수치 낮으면…
바이러스 제거 시간, 평균의 3배 이상 심각한 코로나 증상 나타낼 위험도 2.8배
HDL 수치 높으면…
감염병 위험 낮아져 외래·입원 감소,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률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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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을 깨끗하게 해주는 HDL콜레스테롤과 감염병 위험도의 상관관계에 대한 학술 논문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좋은 콜레스테롤' 또는 '착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HDL콜레스테롤은 희대의 감염병 코로나19에 어떤 영향을 줄까. 직접적 인과관계까지는 아니어도, 둘 사이의 상관관계에 주목하는 논문들이 '유행' 이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회복 더딘 환자들, HDL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

지난 11월 '호흡기 의학(Respiratory Medicine)' 저널에 실린 논문도 그 중 하나다. HDL콜레스테롤이 코로나19 환자 몸속의 바이러스 제거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논문이다. 논문 제목은 '코로나19 환자의 바이러스 제거에 영향을 주는 요소, HDL콜레스테롤'.

베이징 수도의과대학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중 정상적인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인 사람과 낮은 수치를 보인 사람을 구분했다. 그랬더니 바이러스 배출 시간과 관련, 두 집단 사이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코로나19 환자는 바이러스의 배출·제거 시간이 평균 32일로 나타났다"며 "정상 수치를 가진 환자들에 비해 3배 이상 길었다"고 했다. 일반적인 코로나19 환자의 바이러스 배출 시간은 평균 10일이었다.

논문 저자 딩 씬민 교수는 "HDL콜레스테롤 수치는 코로나 치료와 회복에 걸리는 시간에 영향을 주는 독립 변수"라고 했다. 임상의들이 코로나 환자들의 혈중 HDL콜레스테롤 수치와 이상지질혈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게 딩 교수의 결론이다.


앞서 지난 9월에도 '건강·질병과 지질(Lipids in Health and Disease)' 저널에 HDL콜레스테롤과 코로나19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낮은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코로나 증상의 심각도와 관련 있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중국 창사(長沙)에서 2020년 1월 17일~3월 14일 사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성인 228명과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정상인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심각한 증상을 나타낼 위험성이 2.8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코로나19 환자의 잠재적 치료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제안이다. 또 논문에 따르면, 정상인의 평균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약 51㎎/㎗인데 반해, 코로나19 환자들의 HDL콜레스테롤 평균수치는 30㎎/㎗ 수준이었다.

◇HDL콜레스테롤, 감염병 발병 위험 낮춰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을 떠나,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감염병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동맥경화 등 혈관 질환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ATVB' 저널에 올 초 실린 논문의 내용이다. 영국인 약 40만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중성지방 수치와 감염질환으로 인한 입원율과 항생제 사용률, 패혈증 생존율 등을 비교 분석했더니,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감염병 발병 위험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약 38㎎/㎗ 증가하면 감염병 위험은 약 16% 감소했다.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수치는 감염병 발병 위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패혈증을 경험한 3222명의 참가자들을 분석해보니,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38㎎/㎗ 높아질 때 28일 생존률이 63%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실었다.

연구팀은 "HDL콜레스테롤 수치의 상승은 감염병으로 인한 입원과 외래를 감소시키고 패혈증으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며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은 패혈증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대한 실행 가능한 요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