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씨젠, 매출 1조 가나?… 불붙는 진단키트 수출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1~9월 국내 기업 진단키트 수출액 1조4000억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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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코로나19 진단기기 시장 규모는 198억달러(한화 약 2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기업의 대규모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씨젠, 랩지노믹스 등 진단기기 기업과 함께,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전문 업체와 손잡고 진단키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코로나19 진단은 분자진단과 면역진단으로 구분된다. 분자진단은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중합효소 연쇄반응)방식을 통해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증폭, 바이러스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소량의 유전물질을 증폭시켜 초기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으며, 정확도는 95% 이상이다. 다만 진단까지 다소 긴 시간(6시간 내외)이 소요되고, 고가의 진단 장비도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목된다.

면역진단은 단백질 항원·항체를 활용하는 것으로, 항원진단과 항체진단으로 나뉜다. 항원진단은 진단키트에 항원 인식이 가능한 항체를 코팅하고, 채취한 샘플을 반응시켜 감염 여부를 가려낸다. 항체진단은 반대로 진단키트에 바이러스 항원을 코팅해 샘플과의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면역진단은 분자진단에 비해 정확도는 낮지만 15분 내외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별도의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비용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국내에서는 씨젠, 랩지노믹스, 오상헬스케어가 분자진단키트를 개발·판매하고 있으며, 항원·항체진단키트 생산 기업에는 바디텍메드, 수젠텍 등이 있다.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코로나19 진단기기 시장 규모가 198억달러(한화 약 2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난 5월 전망한 코로나19 백신 시장(100~300억달러) 못지않은 규모다.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진단키트를 개발·수출하면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190여개 제품이 수출용으로 허가돼, 미국, 이탈리아 등 전 세계 160여개 국가에 수출됐다. 올해 1~9월 국내 진단키트 수출액은 약 1조3956억원(12억200만달러)에 육박한다.

해외기업들이 국내 진단키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신속성과 정확성 등에 대한 높은 신뢰도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진단키트를 출시한 만큼 인지도가 높고, 진단키트를 전문으로 개발하며 각국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켰다.

진단키트 수출 선봉에 선 씨젠의 경우 9월 진단키트 수출액만 1030억원이(약 9300달러) 넘는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6835억원으로, 4분기 실적에 따라 매출 1조원 달성도 가능하다. 씨젠 관계자는 “유럽 지역 수요 증가와 함께 3분기 매출이 전 분기보다 20%가량 증가했다”며 “4분기에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각종 호흡기 질환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동시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젠 외에도 수출 허가를 획득한 국내 진단기기 전문기업들 역시 해외 각국과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수젠텍은 최근 독일 현지 기업과 코로나19 항체신속진단키트, 항원신속진단키트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4종 200만개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랩지노믹스와 피씨엘, 바디텍메드 등도 유럽, 인도, 아프리카 등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 셀트리온과 대웅제약 등 주요 제약사들도 진단키트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업계는 내년 중 코로나 19 백신·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후에도, 접종자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항체진단 검사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진단시장 종식이 아닌 항체진단 검사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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