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머리카락이 가슴으로? 머리숱만 적은 이유 뭘까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10/13 19:00
20대 후반 남성 A씨는 평소 친구들 사이에서 ‘털보’로 통한다.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수염이 많이 났고 가슴·배·팔·다리 등에도 일반인들에 비해 털이 많이 났기 때문이다.
A씨에게는 최근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3~4년 전보다 머리카락이 자주 빠지더니 최근 몇 개월 사이 머리숱이 눈에 띄게 줄었다. 머리카락은 물론 몸에도 털이 많았던 만큼 그에게 탈모 증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또래보다 이른 시기에 탈모 증상이 나타나면서 가까운 지인에게도 쉽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우리 주변에는 A씨처럼 가슴이나 팔 등 몸에는 털이 많지만 머리숱이 적은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DHT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의 특정세포와 피지샘에 있는 ‘5알파 환원 효소’와 만나 전환·생성된다.
DHT는 두피 모낭을 위축시키고 가늘게 만들어 탈모를 촉진시키는데, 주로 눈썹이나 가슴·팔·다리 등에 난 털은 성장시키는 반면 정수리와 앞이마 등에 자라는 머리카락의 성장은 억제한다. 머리 뒤쪽에서 탈모가 나타나지 않는 것 또한 DHT가 후두 모발이 아닌 이마 근처인 앞쪽 모발에 주로 생성됐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DHT가 6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비교적 탈모를 적게 겪는다.
전문가들은 탈모를 막기 위해서는 두피를 자극하는 뜨거운 물이나 뜨거운 바람 등의 이용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두피 자극으로 인해 큐티클층·단백질이 손상되면 유분과 수분 균형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또 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야외 활동 시 모자 등을 착용해 뒤를 보호하고 무리한 다이어트 대신 단백질과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식단의 식사를 추천한다.
<탈모 체크리스트>
아래 증상 중 5개 이상이 해당된다면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마가 점점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모발이 힘이 없어지고 부드럽고 가늘어진다.
▲모발이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지는 것 같다.
▲두피를 마사지하면 시원하지 않고 가벼운 통증이 느껴진다.
▲모발의 앞머리와 뒷머리 굵기 차이가 난다.
▲두피가 가려우면서 비듬이 생기는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
▲두피에 피지량이 늘어나 지성으로 변한 것 같다.
▲습관적으로 두피나 머리를 자주 긁는다.
▲엄지, 검지 두 손가락으로 모발을 약 100개정도 잡아당겼을 때 6개 이상 빠진다.
▲신체의 가슴털, 수염, 겨드랑이 털 등 머리 이외의 털이 갑자기 길어지고 굵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