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매일 술 먹는 사람… '독감 접종' 꼭 해야 하는 이유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9/23 06:00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맞기 위해 독감 접종이 권장되고 있다. 이에 보건 당국은 독감 무료 접종대상을 만 18세 이하 등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일교차가 커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환절기에는 독감을 겪기 쉬운데, 특히 고령자·임산부·만성질환자는 고위험군으로 예방접종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고위험군이라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알코올의존증 환자 또한 면역 기능이 저하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알코올의존증으로 인해 오랜 기간 과음을 반복하면 전신에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체내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백혈구와 항체 생성량이 떨어져 있는 게 문제가 된다. 알코올의존증 환자는 면역력이 낮아 바이러스 감염 빈도가 잦고, 증상도 심각하다. 독감에 잘 걸릴 수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1만9000명의 폐렴 환자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코올 관련 장애가 있는 사람의 폐렴 사망률은 30%로, 알코올 장애가 없는 환자의 폐렴 사망률이 17%인데 비해 높았다.
따라서 알코올의존증 환자는 환절기에 미리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독감 백신을 접종할 때는 폐렴구균 백신도 함께 접종하는 게 좋다. 폐렴구균 또한 독감과 유행 시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을 같이 접종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폐렴구균 백신은 매년 접종이 필요한 독감 백신과 달리 종류별로 1~2회만 접종하면 된다.
그러나 최근 음주량이 많은 고위험 음주군일수록 독감 예방접종률이 감소한다는 국내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알코올의존증이 심각할수록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자 하는 의지나 환경이 부족할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알코올의존증이 단순히 정신적 문제를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태로 발전되는 것을 막고 싶다면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