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국민 10명 중 7명 "나는 불행하다", 이유 물었더니…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8/19 14:00
'코로나 우울증' 시대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며 국민들의 정신건강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한 시장조사 업체의 조사 결과 국민 3명 중 1명이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다. 전문가에 따르면 코로나 블루가 장기화되면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적절한 심리 방역이 필요한 시기다.
국민 10명 중 7명, "내 삶은 불행하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지난 7월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및 ‘코로나 블루’와 관련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무려 71.6%가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문제(37%)’였다. 더불어 다양한 인간관계(타인과의 관계 18.7%, 배우자와의 관계 15.6%, 인간관계 전반의 문제 15.2%, 가족관계 14.1%)에서 불행의 원인을 찾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정신건강 상태도 좋지 않았다. 절반 이상이 요즘 마음의 문제나 심리적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및 젊은 층의 심리가 불안정한 모습이다. 전체 69.7%는 “최근 주변에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 많아졌다"고 답했고, 83%는 “정신건강 문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극복할 과제”라고 답했다. 현대인의 정신 장애와 심리 질환의 원인으로는 주로 ‘지나친 경쟁’과 ‘경제적 어려움’을 많이 꼽았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사태가 심리 상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자 중 절반 이상(53.2%)이 “요즘 제대로 된 외출을 하지 못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다”고 응답했고, 3명 중 1명(35.2%)은 자신이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10명 중 7명(69%)은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인 행위에도 더욱 날카롭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응답했다. 사회 전반에 대한 정신건강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우울감 느껴진다면, '언택트 소통'이 필요한 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타인과의 소통이 줄어드는 게 우울감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직접 만나 대화할 수 없더라도, 타인과의 ‘소통’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SNS를 통해 근황을 공유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우울감을 느끼거나, 어려운 일이 있다면 자신이 생각하기에 소중한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전화나 메신저 등을 이용해 털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스마트폰으로 코로나19와 관련된 정보를 과도하게 찾아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계획이나 준비 없이 계속 충격적인 소식이나 장면을 보면 정신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한편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혼자서 극복하기 어렵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거나 국가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과 협력해 국가트라우마센터를 통해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정신건강 전문요원들과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