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르네상스 화가 '라파엘로' 죽음… "의료사고가 원인"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김명주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0/07/20 11:30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로 불리는 라파엘로 산치로 다 우르비노(1483~1520)가 의료사고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테네 학당'이라는 대표 작품을 남긴 라파엘로는 37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그간 그의 사망 원인으로 성병 매독이 지목됐다.
이탈리아 밀라노 비코카대학 연구팀은 당시 사료와 상황들을 종합해서 라파엘로의 사인을 연구했다. 그리고 라파엘로가 매독이 아닌 폐렴을 앓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라파엘로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 3월 밤 자주 외출했다가 갑자기 고열이 발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기온이 낮아 폐렴에 걸렸을 확률이 높다. 더불어 동료 화가 조르지오 바사리가 남긴 사료를 보면 의사에게 그 사실을 제대로 털어놓지 못했고, 의사는 고열의 원인을 모른 채, 피부를 절개하거나 거머리를 이용해 피를 밖으로 흘려보내는 방혈(放血) 요법을 사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라파엘로가 고열로 고생했지만, 생명이 위독한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의사가 폐질환에 치명적인 방혈 요법을 사용해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미셸 아우구스토 리바 교수는 “당시 페스트나 발진티푸스 등 전염병이 보고되지 않았고, 매독이나 임질은 잠복기를 가지기 때문에, 갑자기 고열이 지속된 라파엘로의 증상과 맞지 않는다"며 “라파엘로는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폐질환을 겪었고, 의사의 잘못된 처치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내과 및 응급의학 저널(Emergency Medicine Jour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