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후천성 평발 40%… 중년 여성, 만성 발통증 땐 의심
박의현 연세건우병원 병원장
입력 2020/06/17 05:00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31)
일반인들에게 평발이란 선천적, 즉 날 때부터 갖고 태어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인이 돼 발생하는 후천성 평발도 있으며 통계적으로 선·후천성의 유병률은 6대4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
후천성 평발의 주요원인은 '후경골건 기능장애'다. 후경골건은 발의 굴곡 유지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발의 힘줄이다. 특히 발이 피로와 통증을 느끼지 않고 보행하도록 발의 아치를 유지시킨다. 후경골건 기능부전이 발생하면 후천성 평발로 이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왜 중년 여성들의 위험도가 유독 높을까? 이유는 급작스런 체중 증가에 따른 힘줄의 퇴행성변화 때문이다. 중·장년층 여성의 경우 활동량과 기초대사량이 급격히 감소한다. 칼로리 섭취는 일정하지만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변한다. 또한 폐경기를 거치면서 여성호르몬이 감소해 복부의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다.
치료는 후경골건 손상 정도에 따라 약물, 고정 및 기능재활 치료, 수술을 시행한다. 고정 및 기능재활은 검사소견에서 파열이 관찰되지 않은 초기에 발 내측을 따라 부종과 통증이 있는 경우에 시행한다.
첫 단계는 염증을 가라앉힐 약물과 함께, 휴식과 체중부하 제한을 위한 고정치료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염증과 통증이 개선됐다면 힘줄 및 주변 인대근육의 재생과 근육 강화를 위한 단계적 기능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후경골건 파열로 후천성 평발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성공적인 수술을 위한 핵심은 선별적 수술 적용이다. 후경골건에 의한 후천성 평발은 1, 2a/b, 3, 4기로 구분된다.
따라서 발 크기에 맞춰 신발을 신듯이 수술 역시 각 병기에 따라 활액막절제술부터 건이절술, 종골 내측 전위 교정술, 삼중관절 유합술까지 선별적용 되어야만 성공적인 수술 결과와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족부의사로서 하나의 바람을 말하자면 발은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고 지탱하는 구조물인 만큼 이 관절을 건강하게 오랫동안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후천성 평발은 발생 시 발에 통증과 피로도가 상당한 만큼 알아채기 쉽다. 따라서 유합술이 필요한 말기로 진행 이전에 빨리 족부의사, 병원을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