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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검진 미루는 사람들… 코로나19 피하려다 다른 병 키울라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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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달 간,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이 크게 감소했다. /사진=헬스조선 DB​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지난 몇 달 간,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이 크게 감소했다. 서울대병원 강남검진센터 소화기내과 임정윤 교수(건강의학부 부장)는 "확진자 증가 추세가 심각하던 3월은 검진자가 1/3 수준까지 내려갔다"며 "확진자가 줄어든 요즘은 2/3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하면 코로나19를 예방하려다 더 큰 병을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할 수 있어 문제다.

암 진단 늦을수록 사망률 증가, 조기 진단 중요해

건강검진은 인지하지 못했던 다양한 전신 질환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가검진을 받은 사람 중 절반은 질환이 있거나 질환 의심 판정을 받았다. 전체 검진자 중 유질환자는 23.5%, 질환의심자는 30.4%, 정상(경계군)은 33.5%, 정상군은 12.6%였다. 김정윤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은 특히 한국인의 사망 원인 상당 비율을 차지하는 암을 조기 진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암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거나 다른 기관으로 전이될 수 있어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 병이다. 서울의대 암예방관리팀 논문에 따르면, 암 진단 후 수술이 1개월 이상 지연된 환자는 1개월 이내 수술받은 환자보다 5년 후 사망률이 높게 나왔다. 1개월 이상 지연된 유방암은 59%, 직장암은 28% 더 높았다.

감염관리 지침 만들어 안전한 검진 환경 조성 중

따라서 40~64세 성인은 최소 2년에 한 번, 65세 이상은 매년 정기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필수검사 항목으로 ▲비만 ▲혈압 ▲혈당 ▲이상지질혈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검사 ▲간기능 검사 ▲자궁세포진 검사 ▲유방검사 ▲대변 검사 ▲위내시경 검사 ▲대장내시경 검사 등이다. 여성의 경우 ▲자궁난소초음파 ▲골다공증 등을 반드시 포함할 것을 권한다. 특히 암,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 흡연자 등은 고위험군이므로 매년 검사받는 게 좋다.

최근 병원들은 상시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될까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는 환자 예약 시 경유력 등을 확인해 혹시 모를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을 차단하는 등 병원 내부 감염관리지침을 준수해 운영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검진센터 또한 장비 사용 후 알코올 소독, 검사실 사용 후 소독제를 이용한 청소를 진행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미립자 소독액을 분사하는 방역 작업도 격주로 시행한다. 임정윤 교수는 "자세한 문진과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을 통해 확진·의심자를 선별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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