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조울증' 20대 빠르게 늘어… 원인 살펴보니
명지민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9/03/14 15:56
20대 청년층과 70대 이상 노년층에서 조울증(양극성 정동장애)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7년 조울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조울증은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를 말한다. 기분, 생각, 행동 등에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며 약물이나 상담 등의 꾸준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정신 질환이다.
2017년 조울증 환자는 8만6706명으로 2013년 7만1687명에서 21% 증가했다. 연평균 4.9%씩 꾸준히 증가한 셈이다. 성별로 살펴보면 2017년 기준 남성 환자가 3만5908명, 여성 환자가 5만798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1.4배 더 많았다. 여성 조울증 환자가 더 많은 이유로는 임신과 출산, 그로 인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 환자가 2013년 8770명에서 2017년 1만3915명으로 늘어나면서 증가율이 58.7%로 가장 컸다. 연평균 증가율 역시 12.2%로 전체 연령대 연평균 증가율인 4.9%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청년층이 바로 뒤를 이었는데, 2013년 1만491명에서 2017년 1만4424명으로 늘어나면서 37.5%의 증가율을 보였다. 연평균 증가율은 8.3%였다. 조울증 환자가 70대 이상과 20대에서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이유는 20대의 경우, 무한 경쟁으로 인한 학업·취업 스트레스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70대 이상의 경우에는 가까운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신체적 질병에 시달리는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정석 교수는 조울증의 치료와 예방에 대해 “증상의 빠른 안정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에는 기분안정제와 항정신병약물 등이 주로 사용된다. 증상이 심해 본인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가 된다면 입원 치료도 반드시 고려해봐야 한다. 조울증은 증상이 안정됐다 하더라도 자주 재발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정신치료도 병행해야 하는데, 이때 증상을 악화하는 정신·사회적 스트레스와 대인관계, 사회적 갈등 등을 다룬다.
또한 예방법에 대해 이 교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활 리듬에 큰 변동이 오면 기분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늦잠이나 낮잠은 피하는 것이 좋다. 낮에 신체활동을 늘려 햇빛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도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