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잠 잘 못 자면 왜 살찔까?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1/24 13:17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은 살이 찌기 쉽다. 하루 5시간 미만 자는 사람은 하루 7시간 자는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1.25배, 복부 비만 위험이 1.24배로 높다. 특히 사회 활동이 활발한 20~30대와 비만이 심하지 않은 경도 비만 그룹에서 적게 잘 수록 뚱뚱해지는 경향이 심하다. 이는 청소년에게서도 마찬가지고, 어린이도 잠자는 시간이 적으면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 초등학생의 경우 주중 수면 시간이 8시간 이하면 과체중과 비만 위험도가 커진다.
◇호르몬 분비 변화하면서 식욕 높아져
잠을 못 자면 살이 찌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최영은 교수는 "밤에 자는 대신 활동하면 칼로리가 소비돼 살이 빠질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잠을 못 자면 다음 날 머리가 멍하고 몸이 무겁고 의욕이 떨어져 만사가 귀찮아지는데, 이로 인해 에너지가 충분히 소비되지 않고 남은 열량이 지방으로 축적된다"고 말했다. 또 수면이 부족하면 '그렐린' 호르몬 분비가 늘고, '렙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든다. 문제는 그렐린은 배고프게 만들고 기름진 음식이 당기게 하며, 렙틴이 줄어들면 식욕을 높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면 시간이 짧은 기간에는 밤에 군것질을 많이 하고 고탄수화물 간식을 더 섭취하게 된다. 잠이 부족하면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량도 늘어나는데, 역시 식욕을 높이고 지방이 분해되지 않고 몸에 저장되게 해 몸의 지방 축적량을 늘린다.
수면 시간이 9시간 이상으로 길어져도 좋지 않다. 수면 시간이 9시간 이상이면 수면 시간이 7~8인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높고,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최영은 교수는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수면 시간이 길어지는데, 우울증 환자에게서 비만이 잘 생기는 것과 관련 있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하루 7~8시간의 적정한 수면 중요
수면 부족이나 수면 과잉에 의한 부작용을 겪지 않으려면 하루 7~8시간 자야 한다. 만성적인 불면증을 겪고 있는 경우 칼슘이 풍부한 우유와 치즈, 마그네슘이 함유된 현미나 아몬드, 땅콩 같은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칼슘과 마그네슘은 우리 몸에서 잠을 잘 자게 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늘린다. 적당한 햇볕을 쬐면 멜라토닌 분비가 좋아져 낮에 햇볕 아래에서 활동을 많이 하는 것도 좋다. 매일 규칙적으로 30~40분 운동하며 잠자리에 들기 4시간 전에는 운동을 마치는 게 좋다. 자기 직전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잠을 방해한다.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이내에 더운물에 목욕을 하는 것이 좋고 겨울철에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자기 전에 담배는 피우지 말고, 고당분 음식이나 가공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한다. 저녁 식사는 취침 3~4시간 전에 적당량만 먹는다. 커피나 홍차 콜라 등은 오후 늦은 시간 이후로 먹지 않는다.
수면의 질을 높이려면 침실은 어둡고 외부 소음이 들리지 않아야 한다. 실내온도도 적당해야 한다. 몸에 잘 맞는 매트릭스와 베개를 사용하며 쾌적한 침구를 사용한다. 침대에서는 독서를 하거나 TV를 시청하거나 스마트폰을 사용을 피한다. 잠자리에서는 시계를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밤에 일어나도 시계를 보지 않는다. 밤에 자다가 밝은 빛에 노출되지 않게 한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20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으면 계속 누워있지 말고 일어나서 다른 가벼운 활동을 하고 피곤한 느낌이 들 때 다시 잠자리에 든다.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는 전날 수면시간과는 상관없이 일정한 시간에 일어난다. 낮잠은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