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⑨

염증 생기면 힘줄 빠르게 퇴행
발뒤꿈치에 찌릿찌릿한 증상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종 주의

아킬레스건은 종아리 근육과 발뒤꿈치 뼈를 연결해 우리가 발을 디디고 앞을 향해 뛸 수 있게 만드는 힘줄이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크고 강한 힘줄이다. 그래서 아킬레스건을 다쳤다고 하면 심한 운동이나 스포츠활동과 연결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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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하지만 이는 아킬레스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아킬레스건은 과체중이나 나쁜 자세, 나쁜 신발 사용만으로도 염증이 생겨, 아킬레스건염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실제로 아킬레스건은 파열로 인한 손상보다도 염증 발생이 더 많다. 일반적으로 아킬레스건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는 환자의 70%는 아킬레스건염이 원인이다. 그래서 운동선수나 생활체육인보다 서비스업, 교사, 영업직 등 장시간 서서 일하고, 불편한 구두를 신는 직업 종사자들에서 아킬레스건염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아킬레스건염 환자의 주 연령대가 10~40대인 것도 사회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발뒤꿈치가 항상 들린 상태로 고정되는 하이힐이나 키높이 깔창 등을 즐겨 신는 이들이 늘면서 아킬레스건염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신발은 장시간 착용할 경우 종아리 근육의 근섬유가 짧아지고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바닥에 닿는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아킬레스건염이 쉽게 발생한다.

특히 아킬레스건은 우리 몸의 대표적인 저혈구간으로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그래서 염증이 발생하면 빠르게 힘줄의 퇴행성 변화를 유발해 아킬레스건 건강을 망친다. 아킬레스건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면 작은 충격에도 아킬레스건 파열로 이어지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다. 그래서 아킬레스건염이 발생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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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평소 가벼운 운동이나 움직임 후 아킬레스건 부분에 통증이 있거나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까지 통증이 나타나고 찌릿찌릿하게 저린 느낌이 쉽게 생긴다면 아킬레스건염을 의심해야 한다. 아킬레스건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압통)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킬레스건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방문했어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치료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은 증상개선이 중요하다. 주로 비수술적 치료인 약물요법과 스트레칭 등의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기브스를 이용한 고정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하지만 발병한지 오래됐고, 앞선 보존치료에도 호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미 아킬레스건 변성이 심한 만성환자로 판단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25%정도가 조기치료를 놓쳐 수술적 치료를 받는다.

과거의 수술적 치료는 병변부위를 광범위하게 절개하고 염증을 제거해 회복 속도가 느리고 흉터도 크게 남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이나 미세절개를 통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3㎝ 내외로 미세하게 절개해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감염 위험과 합병증 발생 위험이 낮다. 입원 기간이 짧고 부담없이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수술 후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아킬레스건은 인간이 앞으로 걸을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힘줄이다. 따라서 앞으로 뛰거나 힘차게 걷기 위해선 아킬레스건 관리를 소홀히해선 안된다.

아킬레스건염 예방법은 어렵지 않다. 운동이나 외부 활동 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준다. 또 쉴 때는 앞쪽 무릎을 구부려 뒤쪽 다리의 아킬레스건이 팽팽하게 당겨지도록 스트레칭 해줘도 아킬레스건염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