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체형
[황인태 기자의 헬스 톡톡] 65세 이상 여성 비만, 남성 추월… 당뇨병·유방암 위험 높아져
황인태 기자
입력 2017/10/16 09:21
비만은 여성에 비해 남성에게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여성 비만이 더 심각하다. 최근 대한비만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69세를 기점으로 여성 비만율(40.3%)이 남성 비만율(36.5%)을 앞섰다. 남성 비만율은 35~39세(45.3%)에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여성 비만율은 25~29세(11.1%)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해 65세부터 남성 비만율을 역전했다. 여성 비만율은 증가세도 가팔랐다. 여성 비만율은 25~29세에 11.1%로 가장 낮았지만 남성 비만율을 추월한 65~69세에는 40.3%로 30%p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 비만율은 1%p 증가에 그쳤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기초대사량과 에너지 소모량이 적어, 나이가 들면 지방이 더 쉽게 축적된다. 폐경을 겪은 이후부터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해 근육은 더 줄고 주로 지방조직이 증가하게 된다. 이는 여성의 비만을 가속화시킨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우리나라 여성은 가사 노동으로 인해 체중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고, 중년 이후에는 신체활동량까지 크게 줄면서 남성보다 쉽게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체중이 늘고 지방 축적이 계속 되면서 결국 노년기에 이르러 남성 비만을 앞서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노인 여성의 비만은 여러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한다. 폐경을 겪은 비만 노인 여성은 여성호르몬 감소로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은 물론, 유방암 위험은 3배나 높다. 특히 65~69세 기준 비만 노인 여성의 33.4%는 복부비만 상태인데, 복부비만은 암·심장병·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병의 씨앗이 된다.
노인 여성은 비만 위험이 더 높은 만큼 체중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강재헌 교수는 "노인 여성은 식사시간이 불규칙하고 빵이나 밀가루 음식 등 간식도 수시로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 비만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규칙적인 식사를 하되, 기초대사량 감소를 고려해 식사량을 다소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기초대사량 감소가 노인 여성 비만의 원인인 만큼 일상생활 중 걷기 운동량을 늘리고, 관절에 무리가 있다면 실내 자전거나 수영 등 운동이 추천된다"고 말했다. 노인 여성의 일일 적정 칼로리 섭취량은 1600㎉며, 부족한 단백질을 채우는 식단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