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춘기 전후 남학생이나 노인층에서 유방이 발달해 아픈 멍울 같은 것이 만져져 병원을 찾는 사람이 있다. 퇴화된 남성의 유선 조직이 증식해 여성처럼 유방이 발달하는 '여성형 유방증'이다. 심각한 질병에 의한 경우는 드물지만, 남성 유방암이라는 걱정이나 외관상의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여성형 유방증은 무엇이며,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여성형 유방증은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 간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사춘기 때는 생리적인 이유나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사춘기 소년의 약 절반에서는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약 70%는 단순 생리적 현상으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하지만 노인에서 발생한 유방증은 약물·만성 질환·악성 종양 등으로 생기는 것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여성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질환에 의해 여성형 유방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고환암이나 부신암 등 호르몬 분비 장소에 문제를 일으키는 암종이나 간경화, 신장기능부전, 갑상선 기능 저하 등의 대사성 질환 혹은 약제의 사용으로 여성형 유방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약제로는 소화성 궤양 치료제, 항암제, 이뇨제, 정신병 치료약제, 술, 마리화나 및 헤로인 같은 환각제 등의 약물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형 유방증이 나타나는 남성의 가장 큰 걱정은 남성 유방암이다. 실제로 전체 유방암의 1% 정도는 남성 유방암이라고 알려져 있다. 단순 여성형 유방증은 겨드랑이 림프절 비대가 동반되거나 유두함몰·유두 분비물 같은 유방암 특이 증상이 없다. 따라서 이런 특이 증상이 없으면 유방암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성형 유방증은 대부분 생리적 현상이기 때문에 수개월에서 1~2년 내 자연히 없어진다. 하지만 병적인 원인이 의심될 때는 유방사진촬영이나 초음파, 세침흡인검사(가는 바늘로 병변 부위를 찔러 세포를 추출해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 등으로 암이 아닌 것으로 확인한 이후에 관찰하는 것이 좋다. 유방의 통증을 감소시키거나 크기를 줄이기 위해 약물치료를 하기도 하며,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수술은 외관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암과의 감별을 위해 시행되는데, 유두 주위를 절개해 유선 조직을 제거하는 것으로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