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 기자의 헬스 톡톡]
현재 우리나라의 어린이 외식 안전 관리 기준은 허술하다. 외식업체에서 햄버거 등 어린이가 선호하는 음식을 팔 때,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표시하는 정도다. 외식에 있어서 어린이에 특화된 식품 안전 관리 기준이 거의 없는 셈이다. 부모는 식당에 가면 어린이 세트나 햄버거 등 어린이가 좋아하는 메뉴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 메뉴조차도 양이 적을 뿐, 조리나 관리 과정이 어른이 먹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반면,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가공식품은 안전 관리 기준이 비교적 철저하다. 예를 들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탕 등 어린이 기호식품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킬 수 있는 적색 2호·적색 102호 타르색소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학교 주변에서는 단백질 함량이 1회 제공량 2g 미만이면서 열량·당류·포화지방 중 하나라도 기준 수치(250㎉, 17g, 4g)를 초과하는 기호식품을 판매하면 안 된다. 어린이 식품 안전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성인에 비해 어린이가 불량 식품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는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면역 체계가 덜 발달돼 있어 불량 식품이나 세균에 오염된 식품 등을 먹었을 때 건강 피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이나 외식업체는 가공식품처럼 외식도 어린이 메뉴에 한해서는 제조 과정·재료 선정 기준 등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관리해야 한다. 육가공품의 경우 설익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 메뉴와 조리법에 차이를 두거나, 식당에서 어린이용 메뉴에 식품 위험성에 대한 주의 사항이나 조리법 등의 정보를 고시하는 등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권오란 교수는 "미국의 경우 시(市) 차원에서 온도계 등을 들고 다니면서 육가공품이 완벽하게 조리되는지 확인한다"며 "학교 급식 관리처럼 각 시·도에서 어린이 외식 식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