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세 어린이가 햄버거를 먹은 후 ‘용혈성 요독 증후군’ 진단받으면서, 해당 질환을 햄버거병이라고 부르며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신장 기능을 완전히 손상시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데, 5세 미만의 소아나 노인층에게 특히 위험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용혈성 요독 증후군은 도축용 소의 장내균으로 존재하던 장출혈성대장균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김현욱 교수는 “5세 미만의 어린이나 노년층이 해당 세균 감염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오염된 음식을 먹더라도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은 채 보균 상태로 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무증상 보균상태인 사람의 분변 등을 통해 감염에 취약한 사람에게 전파되기도 해 취약층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오염원에 노출되면, 평균 3.7일이 경과한 후부터 복통이나 설사가 시작된다. 곧이어 3분의 2에서 혈변, 오심, 구토 등 출혈성 장염 증상이 나타난다. 이와 함께 부종이나 핍뇨(소변의 양이 병적으로 감소한 상태) 등 요독증으로 진행되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신부전까지 유발한다. 김현욱 교수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까지 진행한 환자의 50% 정도는 투석치료가 불가피하다”며 “이 중 5%가량은 평생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보통 소변을 통한 세균 배양검사 및 혈청 항체 검사 등을 통해 진단 한다. 분변 검사가 시행되기도 하는데, 설사 초기에 시행할수록 진단율이 높다. 설사가 시작된 후 일주일 이후에는 검출률이 30% 전후까지 감소한다. 김현욱 교수는 “소고기 등 오염이 의심되는 음식을 먹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