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엉치 통증, 허리·고관절 등 원인 질환 다양… 여러 진료과 협진 중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6/13 07:00
'엉치 통증' 원인과 치료
허리디스크 땐 허벅지 방사통 생겨
고관절 과사용해도 통증 유발
최소침습 내시경 시술, 회복 빨라
엉치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허리 질환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디스크가 돌출돼 엉치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자극하면 엉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연세바른병원 박상혁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허리디스크로 생기는 엉치 통증은 전기를 쏘듯 엉치와 허벅지까지 방사통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이 있어도 엉치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후방 쪽에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인데, 척추관이 좁아지면 그 안에 지나가는 신경들이 자극을 받아 엉치에 통증을 일으킨다. 박상혁 원장은 "이 때는 깊은 곳에서부터 둔탁한 엉치 통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며 "보행 시 걷지 못할 만큼 엉덩이 밑으로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며 허리를 숙이면 완화되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리꼬기 같은 잘못된 자세로 인해 엉덩이 주변의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해도 엉치 통증이 생긴다. 대표적인 것이 이상근증후군이다. 이상근은 엉덩이 근육 깊숙이 있는 가느다란 모양의 근육으로, 바로 아래로 좌골신경이 통과한다. 이상근이 과도하게 수축하면 좌골신경을 자극해 엉치 통증을 초래할 수 있다. 한쪽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거나 한쪽 엉덩이로만 앉는 등 엉덩이의 좌우 균형이 깨져도 엉치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고관절 질환이 있으면 주로 엉덩이 옆 부분이나 앞쪽 골반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 고관절 질환은 주로 운동이나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이 대퇴골두와 비구〈그래픽〉를 과사용하면서 발생한다. 먼저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대퇴골두와 비구가 반복적으로 충돌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때는 통증이 나타나지 않지만 충돌증후군이 진행되면 고무 패킹처럼 비구 가장자리에 붙어 있는 관절와순이 찢어지고 말려들면서 두꺼워진다. 두꺼워진 조직이 대퇴골두와 비구 사이에 끼어 양반다리 등 특정 자세를 취할 때 걸리는 느낌이나 통증이 생긴다. 관절와순 파열이 반복되면 염증 물질이 생성되면서 고관절 활액막염으로 발전한다. 이 때는 통증이 심하다.
연세바른병원 강지호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고관절에 문제가 있으면 고관절로 가는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골반 부위를 손으로 짚은 채 몸을 움츠리는 자세를 취한다"고 말했다.
◇신경외과·정형외과 협진 중요
엉치 통증은 다양한 질환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허리 질환을 보는 신경외과 전문의와, 고관절 질환을 전문적으로 보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모두 포진해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연세바른병원은 신경외과·정형외과·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등 4개 과 전문의가 협진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한다. 척추 문제인 경우 주사나 운동 등 보존적 치료를 하고, 상태가 심한 경우 1㎜ 정도의 미세 내시경 장비를 활용해 진단과 동시에 치료를 한다. 특히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시행하는 추간공내시경 치료는 세계 최소침습척추수술학회 등에 효과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조보영 원장은 "최소 침습적인 시술은 출혈이나 손상이 적어 고령자나 만성질환자가 큰 부담없이 시술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관절은 해부학적으로 구조와 기능이 매우 정교해, 치료 경험이 많은 의사를 찾아야 한다. 고관절 활액막염이나 관절와순 파열은 증상이 경미한 경우 충분한 휴식과 약물 치료만으로도 수일 내에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로 낫지 않으면 내시경을 활용한 비수술 치료로 해결할 수 있다. 피부에 5㎜ 정도 구멍을 뚫고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관절에 넣어, 파열된 병변 부위를 제거하거나 꿰매는 시술을 하는 것이다. 강지호 원장은 "고관절 내시경 시술은 국내 시행하는 의사가 20명도 안될 만큼 전문적인 시술"이라며 "관절 속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어 MRI로도 확인하기 어려운 병의 상태까지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