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원인 다양한 엉치 통증, 여러 科 협진해 '족집게 치료'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10/23 09:08
질병 알아보기_ 엉치 통증
찌릿한 증상, 허리디스크 의심… 허리 근육·인대도 통증 일으켜
골반 손으로 받칠 때 덜 아프면 고관절 문제… 초기 치료 중요
연세바른병원, 전문의 11명 포진… 신경외과·정형외과 등 모여 논의
◇척추질환이나 근육 손상이 대표적 원인
엉치 통증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앉았다 일어날 때 엉치가 뻐근하거나, 엉덩이 주변이 콕콕 찔리는 듯 하거나, 허리 아래가 찌릿하거나, 엉덩이부터 허벅지까지 저리거나, 사타구니가 아프면서 다리가 잘 안 펴지는 식이다. 이런 증상이 갑자기 생긴다면 가장 먼저 허리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연세바른병원 박상혁 원장은 "허리디스크가 있으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신체활동을 무리하게 했을 때 디스크로 압력이 가해지면서 엉치에 찌릿한 증상이 느껴진다"며 "심하면 하체에 힘이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척추 사이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돌출되거나 파열되면서 디스크 주변의 신경을 건드리는데, 그 중에서도 척추동 신경이 자극받으면 엉치가 아프다. 척추관협착증이 있어도 엉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걸을 때 엉덩이 아랫부분이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잘 나타난다.
▷근육·인대 문제=연세바른병원 하동원 원장은 "척추뿐 아니라 근육과 인대 문제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엉치 통증을 유발하는 근육 문제로는 이상근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골반 쪽에 있는 근육(이상근)이 좌골신경(골반에서 시작해 다리 뒤쪽을 따라 내려오는 신경)을 압박해 엉치 통증이 생긴다. 허리를 지지하는 엉덩이 근육도 엉치 통증과 관련이 있다. 신체 무게 중심을 받치고 좌우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데, 주로 한쪽 뒷주머니에 물건을 잘 넣거나 장시간 운전하는 사람이 엉덩이 근육이 잘 손상된다. 연세바른병원 박영목 원장은 "환자가 자각 증상만으로 이상근 증후군이나 엉덩이 근육 문제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며 "허리 질환으로 오해해 엉뚱한 처치를 하기 쉬우므로, 통증이 생기면 전문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 안 좋아도 엉치 통증 생겨
연세바른병원 강지호 원장은 "골반을 손으로 받쳤을 때 엉치 통증이 완화된다면 고관절 쪽 문제를 의심해보라"고 말했다. 고관절 문제 중에서도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은 고관절을 과격하게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잘 생기는 질환이다. 걷거나 특정 자세를 취할 때 골반에서 '툭' 하는 소리가 난다. 주사치료나 간단한 재활운동 등으로 충분히 나을 수 있다. 그런데 이를 방치하면 문제가 커진다. 고관절활액막염(고관절염), 고관절와순파열 같은 질환으로 이행될 수 있다. 고관절활액막염 초기에는 걷거나 하체를 움직일 때 사타구니에 약한 통증이 느껴진다. 그러다가 다리를 완전히 펴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고관절와순파열은 걷거나 양반다리를 할 때 골반이 불편한데, 심해지면 걷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
◇협진으로 원인 정확히 찾아
엉치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신경외과와 정형외과 등 여러 진료과 전문의가 모두 있는 병원에서 검사·치료 받는 게 좋다. 연세바른병원은 신경외과·정형외과·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등 네 개 과 전문의가 협진해서 엉치 통증을 치료한다. 11명의 전문의를 비롯, 100여 명의 직원이 환자 진료에 관여한다. 연세바른병원 의료진은 외래 진료 시작 한 시간 전에 모여서 환자들의 검사 결과 등을 갖고 원인·치료 계획에 대해 논의한다. 박상혁 원장은 "다른 병원에서 엉치 통증 때문에 허리 시술을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아서 우리 병원을 찾은 환자가 있었는데, 우리 병원 의료진이 모여 이 환자 상태에 대해 논의한 결과 허리 문제가 아닌 고관절 문제였다"며 "이렇듯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협진하는 덕에 엉치 통증의 원인을 쉽게 찾고, 정확히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바른병원에는 영상의학센터·병동·비수술치료센터·수술센터·운동재활센터 등 각 영역별 전문 센터가 구축돼 있다. 환자는 질병 진행 정도나 수술 경과 등에 적합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