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운전대만 잡으면 분노, 난폭운전… 복식호흡·숫자 세기 도움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5/31 09:05
최근 앞차가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고 1.7㎞가량을 따라가며 차량을 추월해 급제동을 반복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처럼 운전시 생기는 분노를 제어하지 못하는 것을 '로드 레이지(road rage)'라고 한다. 로드 레이지가 있으면 보복·난폭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져 문제가 된다. 보복·난폭운전은 처벌 규정이 생긴 지 약 1년 밖에 되지 않아 사람들의 인식이 낮다. 로드 레이지는 어떤 사람이 잘 생기고, 왜 위험할까?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차 안은 자신이 완벽하게 통제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를 방해받으니 분노하는 것"이라며 "평소 원하는대로 안 될 때 화를 잘 못 참는 사람이 로드 레이지가 잘 생긴다"고 말했다. 고려제일정신과 김진세 원장은 "자신의 소유물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사람이 있다"며 "차와 자신을 동일시하면 끼어들기 같은 타인의 행동이 악의가 없다고 해도, 자신의 영역을 침범·무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노하면 아드레날린·코티솔 같은 흥분·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뇌가 이 호르몬의 영향을 과도하게 받으면 이성적 사고 기능이 저하된다. 로드 레이지가 심해지면 이성적 사고가 잘 안돼, 위험을 생각하지 못하고 보복·난폭운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로드 레이지는 간단한 몇 가지 습관으로도 제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제어법은 ▲복식호흡 ▲10까지 숫자 세기(타임아웃) ▲동승자와의 대화다. 복식호흡은 분노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줘 몸을 이완시킨다. 화가 났을 때 천천히 숫자를 세는 습관은 분노가 나타나도 행동으로 이어지는 걸 막아준다. 동승자는 '일단 참아라, 그래도 저 사람이 잘못했네' 같이 절제를 유도하는 대화를 하면 운전자의 분노를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사고가 자주 날 정도라면 분노조절 장애의 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