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술 마시면 난폭해지는 이유
이준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2/08 09:12
평소에는 온순한 성격이지만 술만 마시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해 난폭한 행동이나 폭언을 서슴지 않는 사람이 종종 있다. 술을 마시면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하이드처럼 행동이나 말이 난폭하게 변하는 이유는 뭘까.
김영보 가천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가 알코올 같은 약물에 중독되면 이성적인 판단과 사고 기능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구조가 붕괴되며 하부구조인 변연계의 기능이 드러난다. 전두엽이 제 기능을 못하며 감정이 통제되지 않아 본능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알코올 중독자 중에는 공격적 성향이 두드러진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사람의 경우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전두엽의 기능이 마비되지만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전두엽 기능 자체가 정상인보다 더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더라도 술을 자주 마시게 되면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져 정신력이나 의지력이 크게 약해진다. 결국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기 쉽다. 평소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끊어지는 사람이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언제든지 나도 모르게 공격적으로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힘든 일이나 괴로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알코올 중독을 예방하려면 사회적인 환경이나 습관도 중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심리적, 환경적 요인을 개선하는 일이 필요하다. 김영보 교수는 “운동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는 등 술 대신 다른 곳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