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지구 온난화가 당뇨병 위험 높인다?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셔터스톡
입력 2017/06/03 09:00
환경과 건강
일반적으로 ‘지구온난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녹고 있는 빙하, 말라버린 호수, 황폐해진 삼림 등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지구온난화가 자연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온난화 탓에 당뇨병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네덜란드 라이든 메디컬센터에서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한 연구 논문이 그것이다. 연구팀은 1996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190개 지역의 연간 평균기온과 당뇨병 발병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기온이 평균 1℃ 상승할 때마다 당뇨병 발병률이 1000명 당 0.314명 증가했다. 또한 당뇨병 전 단계인 포도당 불내성이 생길 확률도 0.1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당 불내성이란 혈당 수치가 정상 수준과 당뇨병 진단 수준의 중간에 있는 상태다. 포도당 불내성인 사람의 경우 체중이 증가하면 당뇨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구온난화가 당뇨병 발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기온이 체내 ‘갈색지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몸에 있는 지방은 크게 백색, 갈색, 베이지색 세 가지다. 백색 지방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지방이다. 갈색 지방은 일명 ‘착한 지방’이라고 부르는데, 백색 지방을 태워 비만하지 않도록 하는 지방이다. 실제로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갈색 지방이 있는 사람은 마른 체형이 많고, 갈색 지방이 적은 사람과 똑같은 양을 섭취해도 살이 덜 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지색 지방은 백색 지방과 함께 섞여 있는데, 평소에는 백색 지방과 동일한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갈색 지방의 기능을 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갈색 지방은 온도가 상승할수록 활성화가 더뎌지고,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당뇨병 예방을 위해서 당장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는 없는 법. ‘전문가들은 스스로 당뇨병 예방을 위해 갈색 지방을 늘리거나 베이지색 지방을 활성화시켜 갈색 지방의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매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갈색 지방과 베이지색 지방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꾸준한 근력운동도 갈색 지방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운동으로 근육을 자극하면 근육세포에서 ‘이리신’이라는 호르몬이 생성되는데, 이 호르몬이 베이지색 지방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