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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협착증, 시술로만 해결 안 될 때도 많아요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김지아 기자
입력 2017/01/16 09:00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척추관협착증은 중·장년층에게 많다. 그런데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는 병원을 찾아보면, ‘무조건 시술로만 치료한다’고 광고하는 곳이 종종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시술로만 낫는 병이 아니다. 때로는 시술이 필요 없을 때도, 수술이 필요할 때도 있다. 60대 주부 이모씨는 최근 허리와 엉덩이가 자꾸만 아팠다. 걸으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허리를 구부렸다 펼 때마다 통증이 느껴져 생활이 불편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원래 나이가 들면 허리가 아픈가보다’하며 방치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아야 했다. 이씨를 진찰한 의사는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된다”며 “정확한 검사를 통해 병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한 뒤 치료법을 결정하자”고 말했다. 이씨는 척추관협착증 치료법이 운동·시술·치료 등 다양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초기-중기-말기, 각각 다른 척추관협착증 치료법
척추관협착증은 노화 등으로 관절·인대가 두꺼워져, 두꺼워진 조직이 신경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을 압박해 생기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압박되면 신경이 눌려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노화가 원인이라, 환자도 60대 이상이 많다.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77% 이상이 60대 이상이었다. 이처럼 척추관협착증은 노년층에게 흔한 질환이지만, 정작 환자는 치료법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연세건우병원 성강현 원장은 “암이라면 약물·수술·방사선 등 단계별로 다른 치료가 있는 걸 아는 사람이 많은데,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하면 ‘시술하면 된다더라’ 정도로 생각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라며 “척추관협착증 역시 상태에 따라 병기가 나뉘고 보존·시술·수술 치료로 각각 치료법도 다르다”고 말했다. 초기인 척추관협착증은 스트레칭이나 허리 근육운동만으로도 통증이 완화될 수 있다. 병원에서 운동·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방법을 쓸 때는 완전 초기에 해당한다. 소염진통제나 혈류개선제, 근육이완제 등을 처방해 약물치료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치료로 호전이 없을 경우, 주사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나 항염증제 등을 병변 근처에 주사하는 것이다.
성강현 원장은 “세번 정도 주사치료를 하면 80% 정도의 환자가 통증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주사치료만으로 개선되지 않는 중증 척추관협착증은 시술이 필요하다. 풍선이 내장된 가느다란 관을 꼬리뼈 부위로 넣고, 협착 때문에 좁아진 공간에서 풍선을 부풀려 넓히는 풍선성형술 등이 대표적이다. 이때 가느다란 관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기도 한다. 국소마취로 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면 끝난다. 심각한 고도의 척추관협착증이 있다면 수술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주사치료나 시술을 해도 통증이 계속 나타난다. 과거에는 병변 근처를 5cm 정도 절개하고, 염증을 제거한 뒤 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근처를 보강해주는 인공뼈를 넣었다. 이를 고정술 및 유합술이라 한다.
최근에는 수술법도 발전해, 절개를 1.5cm 크기로 작게 한 뒤 튜브를 통해 수술용 기구를 넣어 협착 부위를 제거하는 미세현미경감압술을 하기도 한다. 미세현미경감압술을 하게 되면 입원 기간이 2~3일 정도로 짧고, 국소마취로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의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 후 재활운동은 필수
치료만 하면 ‘다 나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재활운동을 꾸준히 해줘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성강현 원장은 “몸무게, 앉는 자세 등으로 허리에 생기는 부담은 척추 혼자 받는 게 아니라, 허리 근처 근육도 함께 받는다”며 “허리의 척추기립근·장요근이 강화될수록 척추 부담이 덜해지기 때문에, 이쪽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척추기립근은 등 척추 양 옆을 만졌을 때 볼록 튀어나온 근육이며, 장요근은 척추와 골반, 고관절과 연결된 근육이다. 이 근육을 키워주는 운동은 랫풀다운, 레그프레스, 플랭크 등이 있다. 랫풀다운은 기구를 이용해 팔로 무거운 추를 끌어내리는 근력운동이다. 레그프레스는 다리를 이용해 무거운 추를 밀어내는 근력운동이다. 플랭크는 맨몸운동인데, 팔꿈치를 이용해 엎드린 뒤 몸을 일자로 만들어 지탱하면 된다. 50대 이상이 플랭크를 하긴 쉽지 않으므로, 병원이나 헬스장 등을 찾아 랫풀다운이나 레그프레스부터 배우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