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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모과도 요긴한 데가 있다

글 김달래(김달래한의원 원장)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 망신은 모과가 다 시킨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모과는 알고 보면 쓰임새가 많다.

모과(木瓜)는 과육의 대부분이 퍼석퍼석해서 그냥 먹지는 못한다. 하지만 잘 익은 모과를 책상 위에 두면 향긋한 냄새가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한방에서는 모과를 약용으로 사용하고, 가정에서는 모과차를 자주 만들어 마신다. 모과는 장미과에 속하는 교목으로 키 높이가 20m에 이를 정도로 크고, 5월에 연한 붉은 색 꽃이 핀다. 모과의 열매는 원형 또는 타원형이고 지름은 8∼15cm 정도 되며, 9월에서 10월에 누런빛으로 익는다. 모과의 과실에는 사포닌, 사과산, 주석산, 구연산, 비타민C, 플라보노이드, 타닌이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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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사진 셔터스톡)
효능이 많아 버릴 게 없는 모과
모과의 과육은 소화기능을 튼튼하게 해주기 때문에 설사를 하거나 배가 더부룩한 증상, 트림이 자주 올라오는 사람, 가슴 밑이 갑갑한 증상에 좋다. 구역질이 나거나 자주 체하는 사람이 먹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모과의 뿌리나 가지도 약재로 쓰인다. 쥐가 자주 날 때 달여서 복용하고, 잎은 설사약으로 쓰이기도 한다. 모과씨 속에는 청산이 들어 있어서 아주 소량만 투여하면 기침을 줄이고 숨찬 증상을 없애는 효과가 있어서 약으로 사용된다. 또한 모과씨 속에는 아미그달린이 들어 있어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다만 일반인들이 섣불리 복용하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옅은 붉은색의 모과꽃은 여성의 화장품으로도 사랑 받아 왔다. 완전히 꽃이 벌어지기 전에 따서 짓찧어서 팩을 하면 피부가 하얗게 되면서 윤기가 난다. 고서에는 젊은 여성들이 서로 따려고 새벽부터 줄을 섰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모과차, 감기는 물론 근육통에도 좋아
모과는 신맛과 떫은맛이 많아서 한꺼번에 많이 먹을 수는 없다. 그래서 얇게 썰어 설탕이나 꿀에 넣어 모과차를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다. 모과차는 끓는 물에 모과를 넣고 맛이 우러나도록 달인 다음, 설탕이나 꿀을 넣어서 달달하게 마신다. 모과차는 감기나 몸살의 예방 목적으로 먹기도 하지만, 근육을 많이 쓰거나 등산하고 나서 근육이 아플 때 마시기도 한다. 근육통 완화 기능 덕택에 약으로 개발되기도 했다. 모과가 주성분인 활맥모과주를 신약으로 개발했는데, 한국피엠지에서 만든 레일라정(Layla Tab- PG201)이다. 빠른 진통효과와 함께 근골격을 강화하는 효능이 있다. 모과와 관련된 연구도 많다. 연골조직을 부드럽게 해서 디스크에 주사제로 투여하면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했을 때 단백성 관절염에서 부종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위궤양, 변비 있을 경우 삼가야
모과는 근육 통증에는 좋지만 위궤양으로 인한 통증에는 사용하면 안 된다. 게다가 모과 안에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는 타닌이 많아서 변비가 심한 사람은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태음인이나 소음인 체질인 사람도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사상의학에서는 ‘오가피장척탕’과 ‘미후등식장탕’이라는 처방에 모과가 들어 있다. 이 두 가지 처방은 모두 태양인을 위한 처방이라서 정신적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기운을 차분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기운이 잘 솟구치는 태양인과 소양인 체질에는 도움이 되지만 태음인·소음인 체질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태음인과 소음인이 모과를 복용하면 기운이 더 많이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에, 한의사 처방에 따라 적당히 먹는 게 좋다.


모과를 건강하게 먹는 방법
모과를 약용으로 사용할 때는 한번에 5~10g을 달여서 마시거나 가루약 형태로 먹는다. 모과술은 근육이나 관절 통증에 효과적이다. 다만 모과를 넣고 술을 담글 경우에는 반드시 3개월 지나 모과를 건져내는 것이 좋다. 모과씨 속에는 시안화수소(청산)가 들어 있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두통, 현기증이 날 수 있다. 심한 경우는 의식불명, 호흡 정지 같은 중독증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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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래 한의학 박사(사진 셔터스톡)
김달래
한의학 박사이자 사상체질과 전문의로 현재 김달래한의원 원장이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사상체질의학회 회장을 지냈다. ‘냉증과 열증’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냉증치료에 대한 올바른 지식 전파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