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임신 초기 잘 넘기기

'아빠육아 作作弓'은 지금은 45개월 된 아들과 10개월짜리 둘째 딸을 키워오면서 틈날 때마다 적었던 일기를 바탕으로 한 글로 채워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초음파를 보니 작은 눈사람 모양이 보인다. 길이는 2㎝이다. 심장도 뛴다. 신기하기도 하고 겁도 나고 경이롭기도 하고…아무튼 복잡한 감정이다.

아내는 점점 피곤해한다. 10㎞ 단축마라톤 정도는 거뜬하게 뛰었던 여자인데 지금은 동네 호수 산책을 나가 세 번이나 쉬고도 결국 한 바퀴도 못 돌고 돌아왔다. 엇그제부터는 감기 증상까지 생겼다. 임신하면 감기 증상도 생긴다고 해서 진짜 감기인지 임신 증상인지 알 길이 없다. 잠도 충분히 못자 밤새 뒤척이는 게 느껴진다.

아내가 출근 준비를 힘들어한다. 아이를 생각하면 아침밥을 먹어야 하는데 입덧 때문에 잘 넘어가지 않는단다. 바쁜 아침에 간단하면서도 영양분은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아침은 샐러드를 먹기로 했다. 여자들은 아침 출근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니 아침은 내가 준비한다고 했다. 임신 초기 필요한 영양분인 엽산, 칼슘, 단백질, 비타민과 무기질을 꼬박 챙기기 위한 ‘키위를 넣은 두부 샐러드’다. 키위, 녹색채소, 토마토, 양송이 버섯을 기본으로 단백질은 두부와 계란, 닭가슴살을 번갈아 넣고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유로 버무리면 된다. 여기에 칼슘 보충을 위한 우유 한 잔. 맛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다 먹어주니 기분은 좋다.

태명은 도담이로 정했다. 야무지고 탐스러운 녀석이라는 뜻이란다. 도담아 무럭무럭 자라서 건강하게 만나자.

Tip


수정란이 착상되면 이때부터 태아는 왕성하게 세포분열을 하는데, 뇌와 척추가 제일 먼저 들어져요. 그 다음에 신경이 자라면서 다양한 기관을 만듭니다. 이게 대략 임신 4주 후부터 시작됩니다. 심장박동은 임신 5주 정도부터 들을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리듬으로 뛰는 게 제일 건강한 상태인데 이 시기에는 박동 소리가 작게 들릴 수 있으므로 조바심 낼 필요는 없습니다.

5~8주까지 다양한 기관이 왕성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때는 영양분 섭취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입덧과 급격한 컨디션 변화로 잘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이 때 영양제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잘 살펴봐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혈액검사 후에 필요한 영양소만 찾아 보충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종합영양제를 고려한다면 성분표시를 잘 살펴야 합니다.

임신 초기 영양제에서 반드시 따질 것은 엽산 함유량(하루 섭취량 1㎎ 이상)입니다. 엽산은 임신 초기 다양한 장기가 만들어질 때 재료 역할을 합니다. 엽산이 부족하면 태아의 신경관 결손이나 심장병, 혹은 구순구개열(언청이)이 생기게 되죠. 임신부가 필요한 하루 엽산 양은 1㎎ 정도인데 키위 한 알(100)에 든 양이 0.03~0.04㎎이니 키위로만 엽산을 채우려면 하루에 20~30개를 먹어야 됩니다. 그래서 영양제를 먹는게 더 효율적인 것이죠. 그런데, 일부 영양제에 엽산이 터무니 없는 양이 든 경우가 있으니 꼭 꼼꼼하게 따지셔야 합니다.

임신 초기에는 감정변화가 심합니다. 별 일 아닌데도 짜증을 내는 경우도 많고요. 이것은 임신 때문에 민감해진 게 아니라 호르몬의 변화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감정변화 때문에 귀찮고 짜증나는 일 많이 생길텐데, 당신이 예민해진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니 미안해할 필요 없고 잘 지내보자”고 미리 말했습니다. 이 시기 남자들에게 꼭 필요한 게 ‘그럴 수 있다’는 마음가짐입니다. 그런데, 그냥 ‘그려러니’ 해서는 안 되고 그럴 수 있으니 ‘맞춰주는 노력’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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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의 ‘아빠 육아 ‘作作弓’

-대학교 들어가 사고 쳤으면 미스에이 수지뻘 되는 자식이 있겠지만 늦장가로 여태 똥기저귀 갈고 앉았습니다. 학부에서는 심리학, 대학원에서는 뇌과학을 전공하면서 책으로 배운 교육, 육아법을 늦게나마 몸소 검증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아이보다 행복한 아이, 행복을 퍼뜨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인데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