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전신마취 없이 수술… 치아·턱뼈 최대한 보존
한희준 기자 @chosun.com
입력 2015/03/25 05:30
헬스 특진실 경희대치과병원 턱·얼굴교정센터
9개 진료科 협진 시스템 구축… 합병증·조직 손상 위험 적어
교정 후 변화 자연스러워
영구치 세 개가 코 밑 뼈 부근에 숨어 있던 정모(11)군 역시 다른 병원에서는 영구치를 뽑아내고 임플란트를 심으라고 권했지만, 경희대치과병원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치료했다. 유치를 뽑은 뒤 숨어 있던 영구치를 바깥쪽으로 뽑아내는 교정장치를 붙였고, 부족한 턱뼈는 턱뼈 재생 수술로 보충했다. 자신의 치아를 하나도 버리지 않았다<작은 사진②>.
차씨와 정군이 무조건 턱뼈를 자르거나 치아를 뽑는 수술을 피할 수 있었던 건 경희대치과병원 턱·얼굴교정센터에서 시행하는 '바이오(Bio) 교정치료' 덕분이다. 바이오 교정치료란 치아 교정과 외과적 수술을 병행해서 환자 상태별로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다. 잇몸이나 치아가 앞으로 돌출됐거나, 위·아래 치아가 맞물리지 않거나, 주걱턱이거나, 악안면 기형이 있는 사람 중 일반적인 치아교정으로는 효과를 잘 보지 못하고 양악수술 같이 큰 수술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상이다. 이들은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에, 교정과·구강악안면외과·치주과·보존과·영상치의학과 등 9개 진료과 의료진이 협진을 한다. 경희대치과병원 교정과 김성훈 교수는 "정형화된 교정치료법을 따르는 게 아니라서, 여러 진료과 의료진과 상의를 거쳐 환자의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찾아낸다"고 말했다.
바이오 교정치료는 1996년, 구강악안면외과 이백수 교수와 교정과 정규림 前교수가 '급속 수술 교정치료'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행했다. 수술이 필요할 때 최소 절개 방식으로 뼈를 최대한 보존하는 게 핵심이다. 위턱을 안쪽으로 집어넣을 때는 턱뼈를 완전히 잘라내지 않고 딱딱한 뼈 표면에 금을 낸 뒤 장치를 붙여 이동시키는 '피질골 절단술'을 시행한다. 아래턱을 안쪽으로 집어넣거나 좌우 균형을 맞추는 경우는 뼈를 최소한만 잘라내고 교정하는 '하악 전방 분절골 절단술'을 한다. 모두 부분마취로 하기 때문에 입원할 필요가 없다. 경희대치과병원에서 이런 방식으로 교정한 사례는 2000건이 넘으며, 여러 논문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다.
바이오 교정치료의 장점은 ▷치아·턱뼈를 최대한 살릴 수 있고 ▷전신마취에 의한 합병증 위험이 없고 ▷주변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적고 ▷불필요한 교정 장치를 최소로 사용하며 ▷교정 후 변화된 모습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치아·뼈 최대한 보존해 '안전'
경희대치과병원 턱·얼굴교정센터에서 교정치료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환자의 치아나 턱뼈 등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훈 교수는 "원래 갖고 있는 치아·턱뼈가 가장 튼튼하고, 이것들을 최대한 보존해야 치료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무조건 턱뼈를 잘라내면 수술 후 외모 변화를 예측할 수 없어서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위턱의 경우 주변에 신경 조직이 몰려 있는데,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수술하면 마비 위험이 있다. 턱뼈가 서서히 내려앉거나 치아 기능도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