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야기 박사가 추천하는 '장수 운동법'
65세 이상 노인 5000명 10년간 연구
빠르게 걷기 병행한 사람이 가장 건강… 운동은 청소·아이 돌보기로 대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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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하기만 하면 건강해질 것이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소 아오야기 유키토시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일본에서 출간돼 화제를 일으킨 '왜 건강한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는가?'라는 책에서 "자신에게 안 맞는 운동을 하면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고, 오히려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돼 수명이 단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책은 최근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차라리 운동하지 마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아오야기 박사는 일본 군마현(縣)의 '나카노조'라는 마을에서 65세 이상 노인 5000명을 대상으로 10여 년간 연구해 얻은 결론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나카노조 마을에 거주하는 77세의 한 여성은 전통 온천 여관을 운영했다. 그녀는 여관 일을 하느라 오전 5시부터 밤 9시까지 총 1만보 이상 걸었다. 다들 그의 건강이 좋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골다공증을 앓고 있었고, 넘어져서 골절이 된 경험도 있었다.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아 뼈가 약한 상태인데, 기모노를 입은 채로 종종걸음을 많이 걸어서 무리가 갔던 것이다. 65세의 다른 여성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아침·저녁 산책으로 매일 8000보 이상 걸었지만, 오히려 없던 당뇨병이 생겼다고 한다. 너무 천천히 걸어서 운동 효과를 전혀 못 봤기 때문이다.

이들처럼 '운동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병에 걸리는 노인이 많다. 아오야기 박사에 따르면, 운동한다고 모두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며 '운동의 질'을 무시하면 없던 병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노인은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할까? 아오야기 박사가 추천하는 '장수(長壽) 운동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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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연구소 아오야기 유키토시 박사에 따르면, 60대 이상은 아쿠아로빅·볼링·체조 같이 비교적 힘이 덜 드는 운동을 해야 한다. 과격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젊었을 때 하던 운동을 노인이 돼서도 하면 몸에 무리가 간다. 60대 이상이 되면 3~4.9메츠(METs)의 '중(中)강도 운동'을 해야 한다. 메츠란 몸의 에너지 소비량을 나타내는 단위인데, 평소에 안정된 상태로 가만히 있을 때를 1로 보며, 활동 강도가 세질수록 숫자가 높아진다. 3~4.9메츠 운동에는 체조, 볼링, 아쿠아로빅, 골프(카트 사용), 가벼운 근력운동 등이 있다. 이런 중강도 운동은 매일 해야 좋다. 활성산소 생성을 촉진하지 않으면서, 신진대사·심폐 기능·면역력·혈액순환·지방연소율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나카노조 연구에 따르면, 운동과 함께 빠르게 걷는 것을 균형있게 병행한 노인이 가장 건강했다. 빠르게 걷기란, 1분에 120보 정도 걸을 수 있는 속도를 말한다. 운동 10분, 빠른 걸음 6000보 정도가 바람직하다. 익숙해지면 운동 시간을 10분씩, 빠르게 걷는 것은 2000보씩 늘리면 된다. 우울증, 치매, 암, 심·뇌혈관 질환, 대사증후군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 대신 계단 오르내리기, 아이 돌보기, 바닥 쓸기, 대걸레질하기, 가벼운 짐 옮기기, 청소기 돌리기 같은 '중강도 활동'을 해도 마찬가지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편, 20~30대에 적합한 운동은 야구·웨이트 트레이닝·조깅 등이다. 운동할 여건이 안 된다면 아이나 반려동물과 몸을 써서 놀아주기, 집안 대청소하기, 잔디 깎기 등을 하면 된다. 40~50대는 태극권·아쿠아로빅·탁구·골프·배드민턴이 좋고, 자전거 타기, 반려동물과 산책하기, 풀 뽑기, 묘목 심기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