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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가구, 조기 사망 위험도 큰데 세금까지 내라고?
이현정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4/11/12 14:03
11일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1인 가구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인 '싱글세'를 언급해 논란이 됐다.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 출산할 것으로 예측되는 자녀의 수가 1.187명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머무른 것을 언급하며, 한국의 저출산 문제가 개선되지 못할 경우 정부의 싱글세 부과 검토는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 가구'란 가족과 함께 살거나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지 않고 홀로 사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런데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고 청년세대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우리나라 1인 가구의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은 2010년 23.9%에서 2012년 25.3%로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신으로 살 경우 생활에 간섭을 받지 않고, 타인과 함께 살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불안감·외로움·아플 때 간호해줄 사람이 없는 상황·경제적 불안정 등의 단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런데 한 연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이러한 심리적·경제적 단점뿐 아니라 타인과 함께 사는 사람보다 오래 살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공중위생국의 1997년 전국사망자수와 1989년 전국보건면접조사 자료 분석 결과, 결혼한 적 없는 사람이 결혼한 사람에 비해 조사 후 8년 사이의 사망 가능성이 58% 높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독신인 사람이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다른 가족들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점이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독신인 사람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보다 치매가 발병할 위험도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핀란드인 1449명을 조사한 결과,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중년에 이혼하고 혼자 사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3배, 중년 이전에 젊은 나이부터 독신으로 사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6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독신인 사람이 자신의 상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할 기회가 적고, 정서적·지적 자극이 적은 것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싱글세 논란과 관련해 "농담으로 한 말이 와전됐다"며 "싱글세 도입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