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대장암, 단순 과체중보다 뱃살이 위험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4/09/03 09:20
내장지방 염증 물질, 장 점막 자극
男 허리둘레 90㎝ 미만으로 관리를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 2011년 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대장암(1기~4기) 환자 3만 6740명과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일반인 6365명의 체질량지수(BMI)를 분석했다.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5 이상이면 비만이다. 분석에 따르면 대장암 환자의 체질량 지수는 23.47, 일반인은 23.94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이대목동병원 위·대장센터 김광호 교수(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는 "한국인에게는 BMI와 대장암이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라며 "BMI보다는 복부 비만이 대장암 발병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해외 연구가 많다"고 말했다.
2007년 세계소화기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10㎝ 증가하면 남성은 대장암 발병 위험이 33%, 여성은 16% 높아졌다. 2009년 소화기병학회지 자료에서도 복부 비만인 사람이 정상인 사람보다 남성, 여성 모두 대장암의 전단계인 대장선종 발생률이 높았다. 복부 비만의 허리 둘레 기준은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이다.
복부 비만이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세 가지로 추정한다. 첫째, 복부의 내장지방에서 나오는 렙틴 호르몬이 장 점막 세포의 정상적인 사멸을 억제, 이상 세포가 쌓이면서 암이 된다는 것이다. 둘째, 내장지방에서 만들어진 염증 물질이 장 점막을 자극해 암으로 이어진다. 셋째, 복부 비만으로 체내 인슐린 농도가 높아지면서 인슐린이 장 점막 세포의 과도한 성장을 유도, 암이 생길 수 있다.
김광호 교수는 "복부 비만을 해소하려면 식이 조절이나 운동 등을 통해 천천히 살을 빼야 한다"며 "비만 수술 등으로 살을 갑작스럽게 빼는 것은 대장암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