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하지부종 환자 40% 신장·심혈관계 질환 있어

몸이 자주 붓는다면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특히 신장, 심장, 혈관 관련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이 2010~2012년 하지부종(下肢浮腫, 다리가 붓는 것)으로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노인 247명을 조사한 결과, 39.4%가 신장질환을 앓고 있었고, 38.9%가 심혈관계 질환을 갖고 있었다. 단일 질환으로 따지면 신부전증(18.6%), 심부전증(16.4%), 심부정맥혈전증(14.2%)의 순서로 많았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창오 교수는 "신장이나 심장은 체액의 순환과 배출을 담당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부종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몸의 노폐물을 거르는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신부전) 혈액 속 단백질이 몸 밖으로 과도하게 빠져나간다. 이로 인해 혈액 속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수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세포·조직에 쌓여 부종을 유발한다. 심장의 펌프질이 약해지는 심부전은 몸 곳곳으로 퍼졌던 혈액을 다시 끌어모으지 못하고 모세혈관에 혈액을 남겨 부종을 만든다. 김 교수는 "신부전과 심부전으로 인해 붓는 것은 양상이 비슷한데, 누웠을 때 숨이 차면 심부전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쪽 다리만 갑자기 부으면 혈전(피 덩어리)이 다리 혈관을 막는 심부정맥혈전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부종색이 점차 푸른 빛으로 바뀐다.

김 교수는 "30분간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고 누웠을 때 부기가 가라앉는다면 일시적으로 혈액순환이 잘 안 돼 부종이 생긴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부기가 1주일 이상 빠지지 않고 점점 심해지면 반드시 병원에 가 원인을 찾아야 한다.